매일신문

[고향 사랑 향우회] 박정호 재대구군위향우회장 "후대들에 더 나은 군위 물려줄 것"

대구경북신공항 성공 이전, 대구 군부대 유치에 기여할 것
대구 편입했지만 재대구경북시도민회에 잔류

박정호 재대구군위향우회장. 이현주 기자
박정호 재대구군위향우회장. 이현주 기자

지난달 22일 재대구군위향우회는 대구 군위군 서경리 마을회관과 신계리 마을회관 두 군데서 짜장면 봉사활동을 했다. 마을 어르신들을 비롯한 주민 100여 명이 이날 재대구군위향우회가 준비한 짜장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우의를 다졌다.

한 달에 한 번(매월 넷째 주 일요일) 진행되는 재대구군위향우회의 짜장면 봉사활동은 지난해 1월 박정호 재대구군위향우회장(65)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군위군 8개 읍·면 중 소재지에서 떨어진 마을은 중국음식점 한 곳 없는 경우가 더러 있어 박 회장이 사비를 내 단행한 일이다. 찾아가는 중국집 운영을 위해 그는 취임 직후 면 뽑는 기계 등 관련 장비를 구입하고 봉사단도 향우회원 22명으로 꾸렸다. 봉사 당일이면 반죽과 소스는 대구에서 미리 준비해가고 현장에선 면을 직접 뽑아 즉석에서 대접하니 어딜 가나 인기 만점이다.

짜장면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 박 회장은 "중국집 차려도 되겠다", "우리 동네에도 와 달라"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어르신들이 짜장면 한 그릇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 그지없다"는 그는 "재대구군위향우회장 맡고 나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 이 일(짜장면 봉사)"이라고 말했다. 또 "군위에는 마을회관이 182개 있는데 다 돌려면 족히 10년은 걸린다"며 "내가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하고 미처 못 간 곳은 후임 회장이 이어가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우보면 출신인 박 회장은 환갑이 되던 해 이후 대구에서 하던 건설업(리모델링 등)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본인은 고향 군위로 사업 거점을 옮겼다. 사업을 시작한 서른 살 무렵부터 육십이 되면 고향에 내려가 봉사하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군위와 경북 일부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한편 군위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본인의 전공을 살려 군위군자원봉사센터와 연결해 무료 집수리 봉사를 해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군위 1호로 고향사랑기부금 최고액(500만원)도 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그는 올해 '자랑스러운 군위군민상' 수상자로 선정돼 이달 8일 군위군민체육대회에서 상을 받는다.

고향에 대한 기여는 박 회장 개인 차원을 넘어 재대구군위향우회 전체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향우회는 군위군 핵심사업인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사업과 대구 군부대 유치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군위군 사이의 가교 역할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두 사업이 원활하게 마무리돼야 후대들이 소멸도시 군위가 아닌 미래도시 군위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군위는 대구시 면적의 41%를 차지할 정도로 넓지만 대구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인구밀도는 매우 낮다"며 "신공항이 들어서고 군부대가 이전하면 군위 인구는 올 8월 현재 2만2천573명에서 25만명은 거뜬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7월 군위가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되면서 불거진 재대구군위향우회의 거취(재대구경북시도민회 소속)와 관련해선, 그대로 잔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원 수 2천여 명에 36년 역사(1988년 창립)를 지닌 향우회 조직을 굳이 없애버릴 이유가 없다는 게 내부 의견이다.

박 회장은 "군위는 일연스님이 삼국유사를 편찬한 곳이자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가 있는 정신문화의 고장으로, 현재 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곳"이라며 "미래세대들에게 더 나은 군위를 물려줄 수 있도록 재대구군위향우회를 비롯한 우리 선배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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