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대구-경산 공동배차 노선'서 대구 버스 대거 철회 가능성

시내버스 노선개편안에 포함…경산시와 협의 앞둬
509·708·814·840·939 5개 노선 영향 불가피
도시철도 2호선·1호선 하양연장 구간과 중복 상당
"대안 있는 곳에서는 버스 빼 신규 수요 지역 투입"

24일 경산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 대구 시내버스(앞)와 경산 시내버스가 진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4일 경산 시내 한 버스정류장에 대구 시내버스(앞)와 경산 시내버스가 진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대구시내버스 노선개편에 따라 대구와 경산이 공동 운행하는 5개 노선에서 대구 버스가 대거 빠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개편 이후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노선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시내버스 노선 체계 개편 방안 수립 용역' 담당자와 함께 지난 3일 경산시를 방문해 공동배차노선을 비롯해 경산시에 운행 중인 대구버스 대수를 줄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고 24일 밝혔다.

공동배차란 동일한 버스 노선에 대구버스와 경산버스가 교대로 투입되는 것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명시하는 '공동운수협정'에 따라 시행 중이다. 같은 생활권역으로 묶이는 대구시와 경산시가 서로에 대한 노선권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에서 출발했다.

현재 509번, 708번, 814번, 840번, 939번 등 5개 노선에 대구버스와 경산버스가 함께 투입돼 운행 중이다. 전체 대구시내버스 1천566대 가운데 공동배차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는 64대로 전체의 4% 가량을 차지한다. 노선별로는 ▷509번(19대 중 14대) ▷708번(18대 중 10대) ▷814번(26대 중 23대) ▷840번(18대 중 8대) ▷939번(16대 중 9대) 등이 대구 버스로 운영 중이다.

공동배차노선 조정 논의는 대구에서 경산까지 가는 도시철도 운행 지역과 시내버스 공동배차노선 운행 구간이 중복된다는 지적에서 시작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공동배차 노선 가운데 509번 버스의 경우 대구 범어네거리~경산사거리 구간이 도시철도 2호선과 중복된다. 840번 버스는 대구 신남네거리~경산 중산삼거리 구간이 도시철도 2호선 운행 구간과 같다. 939번 버스의 경우 봉산육거리~월드컵삼거리 구간이 2호선과 겹친다. 708번과 814번 버스는 오는 연말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 구간과 상당 부분 중복된다.

대구시의 고민은 시 영역 확장 및 대규모 신규 택지개발 지역에 버스 수요 증가에도 재정 악화 탓에 증차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출발한다. 때문에 이처럼 도시철도 등 다른 대중교통 대안이 있는 지역의 버스 일부를 빼서 신규 수요 발생 지역에 투입하겠다는 게 대구시의 구상이다.

공동배차노선에 투입되는 대구버스 철회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도 하다. 특히 마지막 대구시내버스 노선개편 당시인 2015년 이후 대구시와 업계·학계 등을 중심으로 목소리가 커져 왔다.

공동배차노선에 들어가는 대구 버스를 줄여야 한다는 논의는 당시에는 버스회사 운송 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한 업계 반발에 따라 무산됐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

다만 최근에는 대구시 재정 악화 및 1호선 하양 연장구간 개통 등으로 공동배차 노선에 들어가는 대구 버스를 줄이는 게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시는 25일 '시내버스 노선 체계 개편 방안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 때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고, 경산시와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어 12월 용역을 완료하고, 노선개편안을 확정·공개한다. 내년 2월 개편안 시행 전까지 대시민 홍보를 하는 한편, 조정되는 노선에 대한 세부 운영 계획 등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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