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태풍 풀라산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했음에도 우리나라로 향해 많은 비를 뿌려 '가을'을 부르고 갔고, 15호 태풍 솔릭의 경우 베트남으로 상륙해 더 안쪽 라오스와 태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사라지면서, 동아시아 일기도에서 간만에 태풍이 하나도 없는 날이 이어지고 있지만, 태풍 추가 발생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는 24일 오후 일본 큐슈와 시코쿠 바로 남쪽 해상에 위치한 94W 열대요란의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을 중간(Medium)으로 설정, 감시 수준을 높였다.
일본기상청도 현재 중심기압 1008hPa(헥토파스칼) 수준인 94W 열대요란이 내일인 24일엔 1004hPa까지 낮아질 것으로 본다. 통상 태풍은 1000hPa 밑 중심기압을 보인다.
94W 열대요란이 열대저기압을 거쳐 16호 태풍 시마론으로도 발달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일단 좀 더 멀리 내다보는(그만큼 수정 여지가 큰) 다중앙상블(GEFS) 모델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의 예측 둘 다 94W 열대요란이 현재 위치에서 북동진 경로를 밟아 혼슈 남쪽 바다를 거치거나 좀 더 올라가 도쿄 일대를 스칠 것으로 본다. 즉, 한반도행 가능성은 낮다.
앞서 태풍(16호 태풍 시마론)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던 90W 열대요란은 열대저기압까지만 발달했다.
▶이처럼 가을철 동아시아 바다는 지속해 태풍 발생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는데, 기후변화가 우리나라로 오는 '가을태풍'의 비중과 강도 모두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사단법인 넥스트가 이날(2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가을태풍 비중이 과거 20%에서 최근 33%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태풍은 통상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인식상 가을철이 돼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좀체 물러나지 않으면서 태풍 경로가 한국으로 향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
그러면서 넥스트는 가을태풍의 위력 역시 기후변화와 맞물려 더 커질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년 집계 태풍 피해 복구액 순위 상위 4건 모두 가을태풍이 차지했다.
▷1위 매미(2003년 9월, 10조6천146억원)
▷2위 산바(2012년 9월, 1조2천832억원)
▷3위 미탁(2019년 10월, 1조1천65억원)
▷4위 힌남노(2022년 9월, 1조242억원)
아울러 최근 10년 간 투입된 태풍 피해 복구액 4조6천363억원 중 가을태풍 때문에 4조3천887억원이 투입됐다. 전체의 95%를 차지한 것.
넥스트는 "가을태풍의 강도 또한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태풍 피해가 가을로 옮겨가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며, 이는 일반적인 계절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을태풍은 여름태풍에 비해 훨씬 적은 횟수로도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 확인됐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을태풍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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