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화공 300회 기념 모임 다녀와서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화공'(화요일에 공부하는 모임) 300회 기념 모임을 경상북도 도청에서 하려 하는데 참석이 가능한지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제97회에 참석하면서 기분 좋은 인상을 가진 나는 망설임 없이 참석하겠노라고 답했다.

저녁 만찬 모임은 9월 23일, 락고재에서 개최됐다. 초청된 화공 강사 34인과 경북도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환영 인사말에서 이철우 도지사는 화공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이끌고 간다. 기업이 하는 말을 모르면 안 된다. 감옥 가는 일이 아니라면 기업을 도와주어야 한다. 기업과 대화하기 위해서도 공무원들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도지사 취임하자마자 화요일 아침에 각 분야 전문가를 모셔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덧 매주 화요일 공부하는 화공이 300회를 맞이했다.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작 한 번도 결석하지 않은 사람은 이철우 지사다. 70%가 과학과 관련된다. 새로운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것을 재빨리 공무원들이 파악해 신사업을 일으켜서 효과를 보고 있다. 보수적이고 농업 중심인 경북이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과학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다. 안동에는 바이오산업이, 경주에는 소형모듈원전(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 이들 사업은 화공 강사들의 강의로 다져졌다. 저녁 식사 모임에서도 이 지사는 울릉도를 작은 싱가포르로 만들자는 계획에 대해 설파했다. 울릉도의 심충수 개발과 고로쇠물의 상품화도 언급했다.

제300회 기념 특강 강사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모셨다. 청계천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예를 들었다. 공무원들이 진심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설득했고 사업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지도자 혼자 안 된다. 공무원이 하겠다고 중심을 잡고 달려들면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나라가 이렇게 잘된 중심에는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있다고 칭찬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도자는 신념을 갖고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극복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등 울림이 큰 명연설을 했다. 화공의 주인공들은 공부의 대상인 공무원들이다. 그들에게 초점을 맞춰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니 설득력 있고 특유의 유머가 가미돼 품격 높은 축하 강연이 됐다.

200회에서 300회 강의를 담은 '화공 굿모닝 특강 강연집 III'(201~300회)에 주요 참석자들이 서명하는 퍼포먼스도 개최됐다. 떠나는 우리에겐 3권의 책이 들려 있었다. 1회에서 100회의 제1권, 101~200회까지의 제2권, 오늘 서명한 제3권까지. 이렇게 출판물로 만들어 배포하니 자료집으로서 가치가 높다. 다른 모임에서 찾기 힘든 일로 참신하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강사는 34명이지만 총 300명의 강사도 경북도로서는 큰 재산이다. 미래학자, 의사, 환경보호자, 벤처기업가, 경제학자, 헌법 교수, 선장 출신 해상법 교수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최고의 분들이다. 이들 전문가들이 네트워킹해 경북도정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됐으면 좋겠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화공 특강 K-미래를 열다" 등 슬로건이 책자 표지에 적혀 있다. 이철우 도지사가 시작한 경북의 화공이 전국으로 확산해 우리나라 공무원을 포함한 전 국민의 지식 수준이 높아져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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