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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정상회의 개최지 경주 보문관광단지…“세계적 명소로 도약한다”

경북도,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역사 담은 기념공원 조성…15일 준공식 가져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관광역사공원 전경.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관광역사공원 전경.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한다.

경북도와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 1호 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를 세계적 명소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보문관광단지는 정부가 조성한 대한민국 첫 관광단지다. 1975년 관광단지로 고시됐고, 1979년 4월 개장했다.

도와 공사는 내년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을 앞두고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기념하는 '대한민국 관광역사공원'을 보문관광단지에 조성해 25일 준공식을 가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의 지난 50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경북 관광 5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게 경북도 측 설명이다.

25일 열린
25일 열린 '대한민국 관광역사공원' 준공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공원은 보문관광단지 개발 역사와 도내 시군 주요 관광지를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인 스토리 광장, 방문객을 위한 산책로, 보문호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 공간 등으로 꾸몄다.

도와 공사는 이 공원이 보문관광단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김남일 공사 사장은 "관광역사공원은 보문관광단지와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장소"라며 "경북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와 공사는 앞서 보문관광단지가 대한민국 관광 역사의 발상지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보문관광단지 인근 도로 명칭도 보문로에서 '한국관광1번로' 바꿨다.

도와 공사는 앞으로 APEC 정상회의에 대비해 숙박시설을 개선하고 공원 산책로를 새롭게 단장한다. 또, 방문객 편의를 위한 휴게시설과 외국인을 위한 관광 안내판 설치 등 보문관광단지를 정비해 세계적 관광 명소로 키울 계획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경주를 대한민국 관광 성지로 조성한 역사적 비전을 되새기며 미래 대한민국 관광도 경북이 주도하겠다"며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북을 찾은 관광객이 감동하도록 준비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작성해 정소영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에게 사업 방향을 지시했던 문건. 1971년 11월 건설부가 펴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서의 제일 앞장에 인쇄돼 있다. 매일신문 DB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작성해 정소영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에게 사업 방향을 지시했던 문건. 1971년 11월 건설부가 펴낸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서의 제일 앞장에 인쇄돼 있다. 매일신문 DB

보문관광단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주관광종합개발사업에 따라 만들어졌다. 1979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총회 개최를 위해 정부가 만든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PATA 총회 한국 개최가 확정된 것은 보문관광단지가 관광단지로 지정된 다음해인 1976년 4월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1971년 경주를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경주관광종합개발사업을 시작했다. 1972년부터 10년간 사적지와 사적지 주변 시가지를 정비하고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숙박단지를 포함, 관광기반시설을 조성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당시 정부가 사업에 필요한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225억 7천100만원에 달했다.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 차관 2천394만 달러를 요청했다. IBRD는 1973년 4월 평가조사단을 파견해 현지를 둘러본 뒤 같은 해 11월 차관 지원을 결정했다. 금액은 정부가 요청한 것보다 많은 2천500만 달러였다. 당시 IBRD는 차관집행기구 설치와 민간투자 유치 등을 요구했고, 그렇게 설립된 기관이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전신인 경주관광개발공사다.

이 사업은 수많은 매장문화재를 발굴하는 성과도 냈다. 대표적 사례가 신라고분 155호이다. 길이가 120m에 달하는 98호분(황남대총) 발굴에 자신이 없었던 문화재관리국은 인접한 155호분을 연습삼아 파보기로 하고 1973년 4월 발굴을 시작했다.

한때 박 전 대통령이 98호분 발굴에 빨리 나설 것을 지시하면서 155호분 발굴이 위기를 맞았으나 1973년 7월과 8월 금관(국보 제188호)과 천마도(국보 제207호)가 연이어 발굴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이 고분이 바로 천마총이다.

보문관광단지를 비롯한 경주시가지 정비와 수많은 값진 유물 발굴이라는 성과를 낸 이 사업은 2단계 사업에 들어가기 직전인 1979년 10월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하며 바로 중단되는 운명을 맞았다. 도와 공사가 보문관광단지를 세계적 명소로 키우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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