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이행 여부에 대한 이란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면전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란이 개입할 경우 중동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반면 이란이 발을 뺄 경우 전면전의 파장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스라엘의 더 거세진 공습
이스라엘은 지난 23일 레바논 전역을 약 650차례 공습해 헤즈볼라 시설 1천600개를 타격한 데 이어 24일 동부 베카밸리와 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로켓 발사대, 지휘통제센터, 무기고 등을 타격했다.
25일 새벽에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20㎞가량 거리에 있는 해안 도시 인근 사디야트의 창고를 겨냥해 공습을 가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고 AFP 통신이 레바논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번 대규모 공습으로 어린이 50명,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64명이 숨지고 1천80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수뇌부 암살 작전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4일 베이루트에 표적 공습을 단행해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표적 공습을 통해 올해 7월 말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에 이어 지난 20일 헤즈볼라 2인자로 불리던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 이브라힘 아킬을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습에 이스라엘 북부에서 피란한 6만5천명 정도가 귀가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의 공세에 반격을 이어가고 있다.
헤즈볼라는 24일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텔아비브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24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100개가 넘는 발사체가 날아왔다. 일부는 공중에서 격추됐으며 일부는 빈터에 떨어졌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주저하는 이란, 결단할까
헤즈볼라는 이란 개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최근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란은 확답을 피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분쟁이 가자지구 전쟁과 같은 파멸적인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을 우려한다.
특히 이란이 이번 전쟁에 개입해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 전역의 더 큰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해체될 우려가 가시화하면 이란이 구원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모두를 전쟁으로 끌어들여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길 원하는 건 이스라엘"이라며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똑같이 할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3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미친 짓"이라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새로운 모험이 위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시온주의자의 범죄가 레바논으로 확장하는 것은 지역과 국제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의 명백한 사례"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일인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두 달 전 이스라엘 정부에 암살된 뒤 보복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직후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에서는 이란이 지난 4월과 유사한 미사일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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