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명학교 장애 학생 폭행 피의자 소환 조사…장애인 단체는 엄정 수사 촉구

대구경찰, 이달 말까지 피의자 전원 소환 조사 예정
CCTV서 추가 폭행 정황 발견…학생 부모 "매주 맞은 셈"
장애인 단체, 대구경찰청 앞에서 진상 조사·피의자 엄벌 촉구

27일 오전 지역 장애인 5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27일 오전 지역 장애인 5개 단체가 공동주최한 "대구 특수학교 장애학생 집단폭행사건 진상조사 및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가 담긴 팻말을 들고 있다. 남정운 기자

사회복무요원·특수교사가 세명학교 장애 학생을 수차례 폭행했다는 의혹(매일신문 7월 22일)와 관련해, 경찰의 피의자 소환 조사가 시작됐다. 지역 장애인 단체들과 피해 학생 부모는 대구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와 피의자 엄벌을 촉구했다.

2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5일 사회복무요원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한 것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다른 1명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교사도 소환 일정을 조율해 이달 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7월 17일 세명학교 학생 A군을 돌봄교실로 인계하는 과정에서 번갈아가며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학교 측으로부터 고발 당했다.

경찰은 A군이 학급에서 돌봄교실로 이동하는 수요일마다 폭행에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두 달 간 교내 폐쇄회로(CC)TV 71개에 녹화된 영상 3개월 치를 분석한 끝에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 폭행이 의심되는 날짜 7일을 특정했다. 이 중 하루(6월 29일 토요일)를 제외한 모든 날이 수요일이다. A군의 부모는 "결석이 있었던 세 번을 제외하면 A군이 매주 폭행을 당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피의자 소환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에 관해 자세히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지역 장애인 단체 5곳은 27일 오전 11시 대구경찰청 앞에서 '대구 특수학교 장애학생 집단폭행사건 진상조사 및 엄중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군 어머니를 포함해 7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A군의 피해 사실을 전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피의자 엄벌을 촉구했다. 주최 측은 "(피의자들의) 반복적인 폭행으로 지난 수년 간의 재활을 통한 A군의 사회 적응 훈련 성과가 물거품이 됐다. A군은 여전히 학교 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며, 정서 불안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A군의 어머니는 "사과나 용서는 단 한 번의 실수였을 때나 가능했던 것"이라며 "스스로의 아픔을 잘 표현하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평생토록 잊지 못할 몸과 마음의 상처를 남긴 가해자들을 엄중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 종료 후 대구경찰청 관계자에게 사흘 간 5천754명이 서명한 엄벌 요구 탄원서를 전달했다.

전은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장이 대구경찰청 관계자에게 철저한 진상 조사와 피의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전은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장이 대구경찰청 관계자에게 철저한 진상 조사와 피의자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남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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