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기 총리에 이시바 시게루…'한일 역사인식 비둘기파'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자민당 간사장.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차기 일본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27일 오후 도쿄 당 본부에서 개최한 총재 선거를 실시한 끝에 이시바 전 간사장을 28대 총재로 선출했다.

그는 이날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를 받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을 2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는 이번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으면서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81표)에게 27표 차로 뒤져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이시바는 1957년 2월 4일 태어나 게이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해 몇 년간 은행원으로 근무했다.

정치인이었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1983년 다나카 파벌 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986년 돗토리현에 출마해 당시 최연소 중의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이후 내리 당선되며 12선 중진 의원이 됐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그동안 2008년, 2012년, 2018년, 2020년 네 차례 총재 선거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힌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그가 자민당 총재 도전에 처음으로 나선 2008년에는 아소 다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12년과 2018년에는 아베 신조, 2020년에는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와 맞섰다.

그는 한일 역사문제에서 비교적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일본 내 정치인으로 꼽힌다.

특히 일본 정계에서 극우적 견해에 반박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미스터 쓴소리'란 별명도 붙었다.

아베 전 총리 재임 시절에는 당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내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17년 한 언론 인터뷰에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2019년 8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독일이 전후 반성한 태도와 비교하며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작성했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일본)가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원에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표면화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도 한국에도 '이대로 좋을 리가 없다. 뭔가 해결해서 과거의 오부치 총리-김대중 대통령 시대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임 총재는 10월 1일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