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시안미술관이 특별 기획전 '신(新)산해경: 오래된 미래'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 제목 '산해경'은 중국 고대 신화와 지리 정보를 담은 책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집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산해경에서 엿볼 수 있는 과거의 지혜가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지 제시하는 한편,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특히 전시에 참여하는 고우리, 김민수, 박소현, 이상익 작가는 산해경에 기록돼있는 신이나 요괴 등 초현실적인 존재에 주목한다. 그와 관련한 기록에 담긴 수많은 상징과 은유는 우리가 오늘날을 살아가며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깊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고우리 작가는 산해경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연결', '유동성', '물활론'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다. 실과 천을 소재로 현대의 불확실한 인간 관계와 지속적인 변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김민수 작가는 산해경 속 신 혹은 요괴의 존재들이 우리에게 친근한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변형되거나 몸에 문신을 새기는 듯한 형태로 표현된다. 과거의 상징과 현대의 해석이 연결됨으로써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사회를 나타낸다.
박소현 작가는 산해경의 기록에서 길조를 상징하는 동물을 선별해 작가만의 독특한 형태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산해경이 당시 사람들에게 삶의 지침서이자 평안한 삶을 기리기 위한 토템이었을 것이라 보고, 과거의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상익 작가는 산해경 속 신화적 상징이 현대적 사고와 어떻게 연결되고 융합될 수 있는 지를 연구한다. 그가 제시하는 상징들은 단일적인 얘기가 아닌 복합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전시를 기획한 박천 큐레이터는 "산해경이라는 기록이 오늘날에도 사회 저변의 많은 곳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알려진 얘기는 아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작가들의 해석이 흥미롭거나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며 "작가들이 그 속에서 발췌한 '오래된 미래'가 관람객들에게 어제와 오늘을 잇고,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17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054-338-9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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