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행? 호남행?' 태풍 끄라톤 대만 지난 뒤 경로 '경우의 수'

18호 태풍 끄라톤(크라톤)이 발생한 28일 각국 기상모델이 현재 태풍이 위치한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대만 동쪽 해안으로 향하는 경로를 두고는 의견 일치를 보이는 가운데, 그 이후 '한반도행'이 유력한 경로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경우의 수'를 제시하고 있다.

한·미·일 기상당국의 공식 예보 '닷새치' 이후 전망에 당분간 시선이 향하게 됐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다중앙상블(GEFS)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이날 다중앙상블(GEFS) 모델은 태풍 끄라톤이 대만 동쪽~일본 오키나와 열도 남서단 사키시마 제도 인근 해상부터 북동진 경로를 밟아 제주도 동쪽이자 일본 큐슈 서쪽 해상을 통과, 대한해협으로 북상하는 경로를 전망하고 있다.

이어 대한해협 해상을 북동진 경로로 통과하는 게 아니라, 부산~울산~경북 포항 등 우리나라 동남부 지역에 상륙,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태풍 끄라톤은 동해상에서 경로를 동진으로 꺾어 약화 내지는 소멸한 상태로 일본 혼슈 토호쿠 지역도 횡단할 것으로 보인다.

즉, '영남행' 경로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8월 28일~9월 6일) 최종 경로. 기상청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8월 28일~9월 6일) 최종 경로. 기상청

최근의 한국행 태풍 중에선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와 닮았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그런데 앞서 태풍 끄라톤의 39호 열대저압부 시기부터 GEFS 앙상블 모델과 닮은 맥락의 예상경로를 공개해 온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이 이날 오후엔 결이 좀 다른 예상경로를 내놨다.

ECMWF 앙상블 모델은 GEFS 모델과 전망과 비교해 우선 태풍 끄라톤이 대만 동쪽 해상을 지날 때 해안에 더 바짝 붙는 경로를 예상한다.

이후 북동진 경로에서도 동쪽 일본보다는 서쪽 중국에 더 가까이 붙어 상하이 앞바다 등 동중국해를 북상한다.

그래서 태풍이 진입할 우리나라 관문은 GEFS 모델이 전망한 '제주도 동쪽~큐슈 서쪽 해상'이 아니라, '제주도 서쪽 해상'이 된다는 것.

이어 태풍 끄라톤은 서해로 올라가더니 기존 북동진 경로를 좀 더 동쪽으로 꺾어 호남 일대 서해안을 상륙 경로 삼는다는 전망이다. ECMWF 앙상블 모델에선 전남 영광~전북 고창·부안·군산 일대를 상륙지로 본다.

즉, '호남행' 경로다.

2019년 18호 태풍 미탁(9월 28일~10월 3일) 최종 경로. 기상청
2019년 18호 태풍 미탁(9월 28일~10월 3일) 최종 경로. 기상청

최근의 한국행 태풍 중에선 2019년 18호 태풍 미탁과 닮았다.

이같은 부산 등 동남부 지역을 거치는 경로와 서해안 일대로 상륙하는 경로 둘 다 과거 우리나라로 왔던 태풍들이 꾸준히 보여온 단골 경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18호 태풍 끄라톤(왼쪽), 17호 태풍 제비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감시 18호 태풍 끄라톤(왼쪽), 17호 태풍 제비

▶물론 이 2가지 예상만 시나리오의 전부인 건 아니다.

일단 태풍 끄라톤이 대만 동쪽 해상을 북진하는 경로는 우리 기상청을 비롯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와 일본기상청도 한 목소리로 설명하고 있어 사실상 굳어진 수순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태풍 끄라톤 경로가 대만 동쪽 해안에 얼마나 가까이 붙느냐, 다시 말해 육지와 얼마나 부딪히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만에 아예 첫 상륙을 하는 경우, 육지에서는 먹이인 수증기를 바다에서보다 공급받기 힘들어져 세력이 감퇴하는 태풍의 특성상 태풍 끄라톤이 예상보다 빨리 약화하는 수순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게 된다.(기상앱 '윈디'를 통해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를 확인한 일부 네티즌의 경우 태풍이 대만에 아예 상륙해 소멸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의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이 될 10월 3일 이후 경로와 세력 분석 등에 대해 각국 기상모델이 의견 일치를 보일지 아니면 이견을 나타낼지가 우리 국민들의 다음 주 태풍 대비에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여러 기상모델을 종합하면 다음 주 후반이 태풍 끄라톤이 한반도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1일 국군의 날과 10월 3일 개천절에 주말까지 더한 징검다리 연휴의 후반부다.

기상청 28일 오후 4시 30분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기상청 28일 오후 4시 30분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8일 오후 6시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일본기상청 28일 오후 6시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