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장소 공방 오간 대구퀴어문화축제…올해는 큰 혼란 없이 마무리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28일 반월당 달구벌대로에서
집회 신고된 일부 구역 제한 통고에 반발하기도

28일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에서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김지효 기자

집회 장소를 두고 수개월 전부터 공방이 벌어진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큰 혼란 없이 막을 내렸다. 퀴어축제와 함께 이에 반대하는 집회까지 근거리에서 열리면서 인파가 몰렸지만, 이렇다 할 사건사고나 심각한 교통체증이 없이 집회관리가 이뤄진 덕분이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28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10번 출구 앞 달구벌대로 편도 5차로 중 3차로를 점용하고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열었다. 경찰이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 중 1개 차로와 인도 일부에서만 집회를 열 수 있도록 옥외집회 제한통고를 내린 후 조직위가 집회 장소를 변경하면서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무대 차량이 들어서는 과정에서는 조직위와 경찰의 다툼이 있었다. 경찰이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장소를 봉산육거리 방향으로 50m 이동하도록 제한통고를 내린 데 대해 조직위가 반발했고, 대치가 1시간 가량 이어지기도 했다.

당초 축제 시작 시각은 오후 12시 30분이었으나, 오후 2시 축제 개최가 선포된 것을 비롯해 행진 등 모든 식순이 1시간씩 밀린 채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 2천500명의 참가자는 색색의 깃발을 나부끼며 자유롭게 부스를 돌아다니고 무대를 감상하며 축제를 즐겼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축제 선포식에서 "이 공간에서만큼은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올해 축제 슬로건은 '꺾이지 않는 퍼레이드'로, 어떤 공권력의 탄압과 축제 방해 세력에도 대구에서 끝까지 퍼레이드를 펼치겠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축제 장소에서 250m가량 떨어진 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21번 출구 앞에서는 퀴어반대대책본부가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3천명이 모여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퀴어축제 결사반대'를 외쳤다.

경찰은 17개 기동대와 교통경찰관 등 경력 1천400여명을 배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안전과 교통소통을 확보했다. 집회와 행진 등으로 도로가 통제되며 일부 구간에 차량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집회는 오후 6시부터 개최된 행진 이후 7시 40분쯤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