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 되면 각 지자체가 개최하는 축제로 문화계가 분주하다. 대부분의 축제는 지역의 고유한 환경과 자원을 소재로 활용하며 이를 구체화하거나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축제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고 계승한다는 점에서 공동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을 널리 알리는 마중물이자 지역의 문화적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축제는 뒤르켐(Émile Durkheim, 1858~1917)의 사회적 관점과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심리적 관점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뒤르켐은 집단적 경험이 수반되는 축제를 통해 사회의 연대가 강화되며 축제는 일종의 집합적 의식으로 공통의 신념과 가치를 재확인하고 일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봤다. 프로이드는 억압된 무의식적 욕망이 축제를 통해 표출될 수 있으며 사회적 규제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축제는 개인의 억눌린 감정과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즉 축제는 사회적 통합과 집단의 결속에 기여하고 개인의 정신적 균형 유지를 위한 심리적 해방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관점에서 축제는 안정성과 일관성이 강조되지만 심리적 관점에서는 즉흥적 상호작용과 감각적 자극이 중시된다. 질서, 형식, 이성을 강조하는 아폴론적 관점과 감정, 본능, 자유를 중시하는 디오니소스적 관점은 서로 상반되지만 축제를 비롯한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 축제의 현장에서는 이 두 관점의 조화와 균형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창출해야한다. 전통의 보존과 전승도 중요하지만 창의적 해석과 혁신도 요구된다. 이로서 축제는 지역을 넘어 더 넓은 범위의 참여와 교류를 통해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고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으며 축제의 지속적인 개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전체의 흐름과 맥락을 만드는 기획, 규모와 질을 결정하는 예산, 다양한 규제와 허가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 수많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협력, 시간의 제약과 기상이변 같은 환경적 변수, 교통 대책과 안전사고 예방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축제의 준비 과정은 어렵고 복잡하다. 이러한 수고로움을 마땅히 감수하고서라도 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는 비단 가시적 효과 때문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더 나은 축제를 위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의 열정이 새로운 문화적 가능성으로 가득한 활기 넘치는 지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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