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기차 누가사냐?" 중국산 편드는 댓글 알고보니 여론조작?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사업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와 전기차·배터리 등 한중 양국 간 경쟁이 치열한 산업 분야 기사에 중국 산업을 옹호하는 댓글이 지속적으로 게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김은영 교수·국립창원대 국제관계학과 홍석훈 교수 연구팀 29일 공개된 '한중 경쟁산업 분야에 대한 인지전 실태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 경쟁 산업 분야 기사에 조직적으로 한국산을 폄하하고 중국산을 호평하는 댓글이 게재됐다.

연구팀은 "일부 누리꾼은 한중 기술·경쟁 분야에 관련된 기사에 특히 반응하고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았다"며 "일부 다른 댓글러는 그외 이슈에 한국 비하, 사회 분열 조장 등의 댓글을 달다가 한중 경쟁 산업 주제가 이슈화될 때 이에 댓글을 다는 경향도 관찰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중국인 추정 댓글 행위자의 전체 댓글 히스토리를 분석해 이 같은 중국발 여론 선동 행태가 국민에 대한 '겁주기'(dismay), '갈라치기'(divide) 전술과 함께 중국을 비판하는 국내 매체의 영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버리기'(dismiss) 기법을 활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가령 전기차 관련 기사 댓글 중에서는 "중국차도 품질이 좋아졌는데 현기차(현대차·기아) 누가 사냐? 하루라도 빨리 접는 게 돈 버는 거다.", "중국 거 한번 타봐야지. 흉기차(현대차·기아를 비하하는 표현) 봐라. 좀 긴장해야 된다" 등과 같은 '겁주기'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연구팀은 '중국 기술력의 우수함', '미국은 한국을 배신하거나 이용할 것', '한국 정부의 오판으로 현대차·기아는 중국 시장을 상실하고 결국 한국 경제는 망할 것' 등 공포를 조장, 한국이 협력 대상으로 중국을 선택하도록 종용하는 것을 의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 비판적인 시각의 보도를 게재한 신문사나 미디어에 대해서는 보도 내용(메시지)보다는 보도 매체(메신저) 자체를 비난하고 때리는 행태의 '버리기' 전략을 구사, 매체의 신뢰성·영향력을 훼손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으로 대표되는 'C-커머스'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 다양한 이슈가 제기된 가운데 현대차·기아를 비난하는 댓글을 단 중국인 의심 댓글러들이 중국 제품을 지지하고 한국 제품과 정책을 비난하는 댓글을 게시한 것도 다수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국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여론 선동 공작은 중국 관영·인터넷 매체의 유사 보도와 결합해 '팩트'로 인식되는 과정을 거치며 효과가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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