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내리면 1년 뒤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지만 서울의 집값 상승폭은 다른 지역의 2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승폭이 서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나머지 지역과 서울 간의 차별화된 주택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전회의)를 열고 금융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금융 여건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한 한국은행은 금융안전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 금리 하락은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다. 대출 금리 하락이 매수 심리를 자극해 주택 구입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000년 1월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주택 가격지수를 추정한 결과 대출 금리가 0.25%p(포인트) 하락하면 전국 주택 가격은 1년 이후 0.43%p 더 올랐다.
특히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상승 폭이 2배 수준인 0.83%p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했던 올해 2분기 이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가격이 상승했다. 현재도 서울 일부 지역에 국한되던 가격 상승세가 인접한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금리가 인하되면 취약차주와 부동산PF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부정적 영향도 예상된다"며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집중된 인구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충분한 지역은 구분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국을 하나의 정책 단위로 보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대구경북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저널에 실린 '국가균형발전의 정책대안으로서 부동산 정책의 새로운 방향모색'에서 이철우 경북대 지리학과 명예교수는 "그동안의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지역의 차별성을 무시하고 전국을 하나의 정책 단위로 설정하면서 전국적 차원의 경기변동이나 정권의 성격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부동산 정책으로 최소한의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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