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 끝에 대권 거머쥔 이시바 일본 차기 총리

세습 정치인으로 12선 의원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지난 27일 당 총재에 당선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다음 달 1일 차기 총리도 선출된다. 연합뉴스

마지막 도전에서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이 '4전 5기' 끝에 일본 차기 총리에 오른다. 그는 지난 27일 자민당 총재에 당선됐고, 다음 달 1일 임시국회에서 102대 총리로 선출된다.

그는 2008년을 시작으로 2012년, 2018년, 2020년까지 네 차례 총재 선거에 도전했지만 모두 쓴 잔을 마셨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도전"이라고 결기를 다진 끝에 1차 투표에서 2위에 그치고도 결선 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일궜다.

이시바 차기 총리는 세습 정치인이다. 아버지 이시바 지로는 관료 생활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돗토리현 지사, 자치대신 등을 지냈다. 할아버지 역시 돗토리현 지사와 자민당 간사장을 지냈다.

그는 게이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지내다가, 아버지 사망 뒤 정계 거물이자 아버지 친구인 다나카 가쿠에이 권고로 1983년 다나카 파벌 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29세였던 1986년 돗토리현에서 출마해 당시 최연소 중의원 의원으로 선출됐다. 현재 12선 의원이다.

그는 엄청난 독서력을 자랑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독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파벌 정치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는 인기가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이유다.

자민당 내에서도 진보적이다. 특히 한국의 과거사 문제에서 보수적인 정치인들과 결을 달리한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해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개선해 온 양국 관계를 최소한 양국 간 역사문제 때문에 악화시키지마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세헌 경북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시바는 자민당에서도 진보적인 정치인으로 통한다. 과거사 인식 등에서 한국과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안보 문제에서도 한국과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