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도'는 사실 지명이 아니다. 국어사전에도 존재하지 않던 단어 '하중도'는 하천의 상류에서 내려온 퇴적물이 쌓여 강 가운데 만들어진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하중도를 대구 시민들은 자연스레 북구 금호강 변에 있는 아름답고, 정원박람회가 열리며, 가족들과 찾아보고 싶은 섬의 지명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금호강 하중도는 지금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며 시민이 찾고 즐기는 곳이 아니었다.
하중도를 둘러싼 금호강은 하수원수(下水原水) 수준(1983년 BOD 191.2ppm)으로 수질오염이 심각했고, 하중도는 흉물스럽게 빽빽이 들어찬 520여 동의 비닐하우스, 폐비닐과 장마철마다 떠밀려 온 쓰레기 더미, 악취, 비료 사용에 따른 하천 오염의 주범 등 부정적 이미지만 가득한 공간이었다.
이랬던 하중도의 비닐하우스를 2012년 걷어내고, 2014년 기준 전국 최고의 수질 개선율 98.1%(BOD 3.6ppm)를 달성하는 등 금호강과 하중도를 대구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대구시의 노력은 큰 성과를 보여 왔다. 여기에서 대구시는 멈추지 않고, 민선 8기 이후 '글로벌 내륙수변도시'라는 비전하에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정 핵심 과제로 추진 중에 있다.
금호강을 대구 시민이 이용하고 즐기는 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실로 대구의 첫 정원박람회가 작년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하중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고, 닷새간 33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하중도를 방문하며 명실상부한 대구 대표 박람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시민과 기업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2024 대구정원박람회'가 오는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두 번째로 하중도에서 개최된다.
정부에서는 국내외 정원 산업의 꾸준한 성장세에 따라 2021년 '제2차 정원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국내 정원 산업 규모를 2조원 규모로 육성하려 하고 있으며, 향후 정원 산업이 공간 산업과 치유 산업 등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해외의 경우 ICT 기술과 정원 산업이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산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도 금호강 하중도를 중심으로 정원 산업을 다각도에서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하중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중도를 자연생태 관광지로만 육성할 것이 아니라 대구를 찾는 이들을 맞이하는 관문으로, 대구 시민이 편히 찾고 휴식할 수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또한 자연자원과 정원 산업 그리고 다양한 기술이 결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기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리빙랩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이러한 하중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징적·정책적·재정적 측면 모두에서 국가정원 지정이 필요하다. 정부의 국가정원 지정 방식은 과거 선(先)지정 후(後)육성의 순천만이나 태화강과 달리 선(先)육성 후(後)지정으로 바뀌고 있으며, 지자체와 주민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국가정원 지정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단계적이며 체계적인 국가정원 지정 전략의 마련, 지방정원 등록, 지속적인 정원박람회 개최 등 대구시의 정책적 노력과 동시에, 향후 '글로벌 내륙수변도시 대구'에서 함께 살아갈 대구 시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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