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우강' 태풍 끄라톤, 대만 긁고 상하이행? 남해안행?

18호 태풍 끄라톤(크라톤) 예상경로 좌표가 연일 좌우(동서)로 움직이고 있다. 주요 기상모델의 의견 일치는 아직 요원하다.

다만, 대만행은 확정적이다. 이때의 디테일이 태풍의 위력은 물론 경로도 바꿀 요량이다.

기상청 30일 오전 10시 30분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기상청 30일 오전 10시 30분 발표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일단 필리핀에서 대만까지, 9월 30일~10월 3일 예상경로는 한·미·일 기상당국 전망이 굳어진 모습이다.

우리 기상청의 30일 오전 10시 30분 예상경로 업데이트에 따르면 태풍 끄라톤은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필리핀 루손섬 바로 북쪽에 위치해 북서진 중인데, 강도가 '매우강'으로 올라가 있다. 태풍 강도는 '초강력' '매우강' '강' '중' 순으로 분류한다.

앞선 예보에서 태풍 끄라톤의 일생 중 최고 강도는 '강'까지만 상승할 걸로 예상됐는데, 예상보다 더 강해지는 맥락이다.

'매우강' 강도의 태풍 답게 중심기압도 현재 940hPa(헥토파스칼)까지 내려가 있다. 태풍 위력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센 경향을 보인다.

필리핀에서 대만으로 가는 과정에서 태풍 끄라톤은 핸들을 오른쪽으로 트는 경로 전환에 나선다. 북서진에서 북진으로, 다시 북동진으로다.

여기서 북동진 경로는 대만 남동부 지역에 일시 상륙하는 것을 포함한 대만 동쪽 해안 내지는 해상 이동이다.

그러면서 태풍 끄라톤은 강도가 10월 3~4일 '중'으로, 10월 5일엔 미분류로, 빠르게 3단계나 낮아질 전망이다. 태풍은 육지를 거치며 세력이 감퇴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10월 2일 전후로 대만에 잠시 상륙하는 게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우리 기상청,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일본기상청 등 한미일 기상당국 모두 18호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벗어난 후 중국 상하이 쪽으로 경로를 틀 것으로 본다.
(왼쪽부터)우리 기상청,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일본기상청 등 한미일 기상당국 모두 18호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벗어난 후 중국 상하이 쪽으로 경로를 틀 것으로 본다.

▶태풍 끄라톤의 대만→대한민국 북동진 예상경로도 한·미·일 기상당국이 공통되게 수정했다.

전날(29일)까지만해도 태풍 끄라톤의 북동진 행보가 한반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는데, 오늘(30일)부턴 우리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일본기상청 모두 태풍이 북동진 경로를 10월 4일쯤 서쪽으로 수정할 것으로 본다.

이때는 태풍이 대만을 막 벗어난 시점으로, 경로를 서쪽으로 수정해 선을 그으면 중국 상하이 일대가 나온다.

수정한 예상경로의 기울기가 한·미·일 기상당국이 미세하게 차이를 보이는데, 태풍 예상 반경을 감안하면 하나의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이러한 예상경로 변화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도 지지하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기상앱 '윈디'에서 주로 확인하는 기상모델이 기반이다.

ECMWF 앙상블 모델은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벗어난 후 아예 상하이와 항저우 아래 닝보 인근으로 북서진해 상륙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

즉,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시나리오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다중앙상블(GEFS) 모델 18호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9월 30일 GDAPS-KIM 예측 10월 4일 오후 9시쯤 18호 태풍 끄라톤 위치
9월 30일 GDAPS-KIM 예측 10월 4일 오후 9시쯤 18호 태풍 끄라톤 위치

▶반면 다중앙상블(GEFS) 모델은 전날(29일) 제시한 제주도 서쪽 해상 통과 및 전남 진도·해남·목포 일대를 통한 상륙과 남부 지역 횡단 시나리오를 조금 수정해 30일 밝히고 있다.

서해안 상륙이 아니라 남해안 상륙으로다.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는 건 같으나 서해가 아닌 남해로 가 전남 여수 일대를 통해 상륙, 경남 거제와 부산 등 영남 지역 남해안을 이동한다는 얘기다.

닮은 맥락에서 우리 기상청 예측 모델인 GDAPS-KIM은 전날과 오늘 예상일기도에서 거듭해 대한해협 북동진 경로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 내륙에 위치한 고기압이 저기압인 태풍을 한반도 쪽으로 튕겨내는 형국이 점쳐진다.

▶이처럼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벗어난 시점부터를 두고는 각 기상모델의 의견 일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대다수 기상모델의 태풍 예상경로가 예보 초반 '대만 동쪽 해상 북상'에서 서진(서쪽으로 이동)해 '대만 남동부 육지도 거치는' 것으로 수정됐는데, 그러면서 태풍 북상 일정도 다소 지연됐다.

기상청의 사흘 전인 27일 39호 열대저압부(태풍 끄라톤 전 단계) 예보에선 태풍이 10월 2일쯤 대만을 벗어날 것으로 봤다. 그러나 현재 예보에선 태풍이 10월 3일쯤 대만을 벗어나는 걸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날(27일) ECMWF 앙상블 모델이 태풍 끄라톤이 제주도~부산·울산·포항~울릉도·독도를 10월 3~4일쯤 지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에서도 많이 늦춰졌다.

사흘 전과 지금 예보 내용의 차이점은 태풍의 대만 상륙 가능성을 따졌느냐 여부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전날(29일) 브리핑에서 "태풍이 대만으로 서진을 많이 할 수록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북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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