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텅텅 빈 약령시 청년몰…뒤늦게 입점업체 모집 나선 대구시 '만시지탄'

22개 점포 중 5곳만 영업…입점업체 한때 19개에서 급감
상인들 '모집 요청'에도 묵묵부답…시 "리모델링 검토했다"
반등 기회 못 잡고, 전통시장 지원사업도 소외
남은 계약기간 1년 미만이라 호응 낮을 가능성

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건물 전경. 2층 청년몰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는 모습이 멀찌감치 보인다. 김지효 기자
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건물 전경. 2층 청년몰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는 모습이 멀찌감치 보인다. 김지효 기자

국·시비 수십억원이 투입된 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내 청년몰 영업이 부진한 가운데 빈 점포들이 텅 비다시피 방치되면서 입점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뒤늦게 대구시가 사업자 모집에 나섰지만, 기한이 1년도 남지 않아 '만시지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7일 방문한 대구 중구 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이곳은 대구시가 국·시비 100억원을 들여 지난 2020년 8월 개관한 곳이다. 체험타운으로 사람들 발길을 이끌 청년몰 '청춘단장'은 건물 2·3·7층에 자리잡고 있다.

개관 4년이 지난 이곳은 조성 초기 기대와 달리 생기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청년몰이 몰린 2층 푸드코트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구성된 건물 입구는 찾는 사람 하나 없이 한산했다. 일렬로 늘어선 점포들이 텅 빈 가운데, 중앙에 위치한 덮밥집 한 곳만 불이 켜진 채로 운영되고 있었다. 점심시간인 12시부터 1시 30분까지 이곳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수제청이나 약재를 판매하는 한두개 점포만 남은 3층과 7층 청년몰도 상황은 비슷했다.

2층 음식점을 비롯한 총 22개 점포 중 이날을 기준으로 운영 중인 점포는 5곳뿐. 한 업체는 2개 점포를 동시에 쓰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4곳만 남은 셈이다.

국비와 시비 등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2020년 조성된 '청춘단장'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예산 3억여원을 추가로 투입해 활성화사업이 이뤄지면서 2022년 19개에 달했던 입점 업체는 2021년 17개, 2022년 11개로 차츰 줄면서 침체했다.

청년몰의 부진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상인들은 대구시의 소극적 행정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수차례 청년상인 추가모집을 해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했지만, 대구시는 지난해 초 이후 입점업체 모집에 나서지 않으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전체 점포 계약 만료를 1년 남겨둔 지난 9월 27일에야 모집 공고를 낸 것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9월 말까지. 공고를 띄운 뒤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생각하면 계약 만료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셈이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청년몰 입점 상인은 "지난해부터 입점 의사를 밝힌 곳이 10곳 이상 있었고 우리가 모집 요청을 했지만, 시의 반응이 없었다. 청년몰 운영 기간이 1년도 안 남은 지금 투자금 수천만원을 들여서 입점하려는 청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남은 청년몰 점포 숫자로는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신청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며 아쉬워 했다.

대구시는 청년몰을 위주로 한 의료체험타운 활성화에 한계를 느껴 청년몰 운영 지속 여부를 고심하면서 지난해 이후 입점업체 모집 및 선정을 사실상 중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방의료체험타운 활성화를 위해 청년몰을 다른 공간으로 전환할 지 고민해 왔고, 초기 투자 비용 부담으로 단기 임차 수요는 없겠다는 판단에 공고를 미루고 있었다"며 "당분간 건물 리모델링 가능성이 없어 지금이라도 공고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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