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7광구 한일 협상, 국익 중심의 협상력 발휘해야

한국과 일본의 대륙붕(大陸棚) 공동개발구역(JDZ, 7광구) 협상이 39년 만에 재개되면서 한·중·일 3개국의 귀추(歸趨)가 주목된다. 7광구의 자원 매장 가능성과 개발 주도권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 국익에 중점을 둔 외교 협상력 발휘(發揮)가 절실한 시점이다. 한일 양국은 협정 종료(2028년 6월) 3년 전인 내년 6월부터 일방이 종료 선언을 할 수 있고, 이럴 경우 일본에 개발권을 뺏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협정이 종료될 경우 7광구와 인접한 중국의 개입(介入)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과 일본 규슈 서쪽 사이 대륙붕 해역 약 8만2천㎢ 규모(남한 면적의 80%)로, 한일 양국의 대륙붕이 겹치는 구역이다. 이 구역은 1969년 유엔 아시아극동경제개발위원회가 "동중국해 대륙붕에 바다 기준 세계 최대 매장량의 석유가 있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듬해 박정희 정부는 7광구에 대한 영유권을 선포했고, 1973년 일본은 여기에 대응해 대륙붕보다 해상 거리를 내세워 7광구 개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결국 재원과 기술이 부족한 한국은 이듬해 7광구 한일 양국 공동 개발을 결정했고, 1978년 6월 JDZ 협정이 발효된 것이다. 문제는 해저 자원 관할권이 1970년대까지 대륙붕이 어느 나라 땅에 연결됐느냐에 따라 결정되다 1983년 국제해양법에 따라 해상 경계선이 이해 당사국 간 중간선으로 바뀌면서 일본에 유리해진 것이다.

한일 양국은 1978년부터 2002년까지 7광구에 7개 시추공(試錐孔)을 뚫는 등 공동 탐사를 벌이다 일본이 2002년 "경제성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공동 탐사를 중단했다. 일본이 이후 JDZ 협상에 전혀 나서지 않은 것은 협정 종료를 선언하고 국제해양법 규정에 따라 7광구 대부분을 자국으로 귀속시킨 뒤 단독 개발에 나서겠다는 저의(底意)라는 의심을 받아 왔다. 일본이 중국을 의식해 늦게나마 JDZ 협상에 나선 마당에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한 적극적인 협상력을 발휘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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