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고픈 북한 군인들, 흉기로 위협하며 민가 약탈 "쌀 한 톨까지 모두"

23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 철책 인근에서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해안 철책 인근에서 북한 군인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굶주림을 호소한 북한 군인들이 흉기까지 들고 주변 민가를 약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7일 북한전문 매체 데일리NK는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통해 "최근 혜산시에서 주민 세대들을 대상으로 한 군인들의 도둑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인들은 민가를 돌며 쌀 한 톨도 남겨 놓지 않고 식량과 살림살이들을 훔쳐 가고 있다.

지난 20일 혜산시 강안동의 한 마을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10세대나 도둑을 맞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둑들은 밥솥과 신발, 옷부터 다음 날 끼니를 위한 쌀까지 들고 갔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에 따르면 도둑을은 모두 군복을 입고 있었다. 또 흉기도 들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인들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가축을 훔쳐 가는 일도 발생한다"며 "가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계 수단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린 대기근 기간에 군인들이 민가에 침입해 식량을 훔쳐 가는 일이 빈번했다. 이후 잦아들었지만 최근 군인들의 민가 약탈이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얼마나 배가 고프면 도둑질까지 하겠냐"며 측은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 복무를 하는 동안만이라도 그들이 배고픔을 느끼지 않게 식사라도 잘 제공해 주면 군인들도 도둑질을 할 이유가 없을 텐데 그마저도 못하는 나라라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한편 북한의 군 복무 기간은 평균 10년 미만으로 남한의 18개월의 의무 복무 기간에 비해 6배 이상 길다. 또 남한의 군인들은 월급을 받는 반면, 북한 군인들은 군 생활을 하면서 상관에게 뇌물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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