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지나 우리나라로 북동진할 것이라던 18호 태풍 끄라톤(크라톤) 예상경로가 점차 수정되고 있다.
조금씩 서진(西進, 서쪽으로 향함)이다.
초기 예보에선 우리나라 서해안이나 남해안(대한해협) 또는 일본 큐슈가 행선지로 제기됐으나 이젠 중국행 변수가 짙어졌다.
그러면서 태풍이 예상보다 빨리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데, 이는 대만행 시나리오가 '일시상륙'에서 '관통'으로 수정된 것과 연결고리를 갖는다.
▶일본 기상청은 1일 오전 3시 태풍 끄라톤 예상경로 업데이트를 통해 태풍이 대만을 지나선 중국 상하이 밑 저장성(절강성) 지역으로 급히 '좌회전'을 하는 수순을 전망했다.
같은 시각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도 태풍 끄라톤이 대만을 빠져나온 후 경로를 점차 왼쪽(서쪽)으로 꺾으며 저장성 맨 동쪽 지역인 저우산~닝보 일대로 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시간여 뒤인 이날 오전 4시 30분에 나온 우리 기상청 업데이트에서도 미·일 기상당국 예상과 비교해 완만하지만 기존 북동진 경로를 점차 서쪽으로 조정해 북진으로 수정하는 태풍 경로를 예상한다.
▶이같은 서진 전망은 곧 있을 대만 상륙 전망의 디테일에서도 나타난다.
이건 한·미·일 기상당국이 일치한다. 애초 '대만 동쪽 해상만 북상한다'던 게 '대만 남동부 일시 상륙 전망'으로 수정됐다가, 이제는 '대만 남서부 가오슝 일대 상륙 및 북동진 관통 예상'으로 더욱 서진했다.
이 경우 태풍 끄라톤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 내륙 지역을 이동하게 된다. 그만큼 태풍이 지형과의 마찰로 인해 약화할 여지가 늘어난다.
▶이게 태풍 세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상청은 태풍 끄라톤이 10월 2일 대만 남서부 가오슝 상륙 전엔 강도 '매우강'에 최대풍속 47m/s,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일 것으로 본다.
그런데 태풍이 대만을 북동진 경로로 관통한 후인 10월 4일엔 강도가 '중'으로 2단계 하락하고, 최대풍속은 27m/s로 절반 가까이 수준으로 떨어지며, 중심기압은 985hPa로 부쩍 높아져 있을 것으로 본다.(태풍 세력은 중심기압에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어 대만을 완전히 벗어나 북상한지 이틀 지난 10월 6일 상하이 앞바다이자 제주도 남서쪽 해상에 위치해 있을땐 강도는 가장 낮고, 최대풍속은 태풍의 최소 기준인 17m/s를 조금 웃도는 19m/s가 될 것으로, 중심기압은 998hPa일 것으로 예상한다.(태풍의 중심기압은 통상 1000hPa 밑)
즉, 우리나라 근처에 오기도 전에 태풍 끄라톤이 소멸 수순에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더불어 남하하는 찬 공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한반도로 유입된 찬 공기는 지난 8월 말 10호 태풍 산산의 한국행 전망을 깨고 일본행으로 우회전시킨 바 있다. 해수면 온도 역시 북쪽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한·미·일 기상당국의 '보수적' 닷새치 전망 이후 경로를 전망하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과 다중앙상블(GEFS) 모델도 초기 대한민국 서쪽(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서해안으로 상륙하는 호남행)이냐 동쪽(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대한해협으로 진입, 남해안으로 상륙하는 영남행)이냐로 논쟁을 벌였던 것에서 이제는 한반도를 아예 행선지에서 제외하는 모습이다.
ECMWF 앙상블 모델은 중국 저장성 해안을 지나 상하이 앞바다로 가는 수순을, GEFS 모델은 대만을 지나 저장성 아래 푸젠성(복건성)으로 향하는 수순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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