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완벽한 반등' 포항 박태하 감독 "리그 6연패 아픔 잊지 않아야"

상하이 머스캣 감독 "잔디 상태 좋지 않았지만, 패배 핑계는 안 돼"

완델손(77번) 골에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완델손(77번) 골에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안방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첫 승을 신고한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은 어렵게 되찾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박태하 감독은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상하이 하이강(중국)과의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2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1차전의 아쉬움을 끊어내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는데, 이기고자 하는 간절함에서 앞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항은 이날 상하이 하이강을 상대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3-0으로 완승, 최근 K리그1 2연승을 포함해 공식전 3연승을 달렸다.

포항은 지난달 중순까지 K리그1에서 6연패를 당했고, 지난달 17일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ACLE 1차전에서도 1-4로 지며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강원FC를 2-1로 꺾고 리그 연패에서 탈출했고, 27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잡으며 연승을 쌓았다.

그리고 이날은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 우승팀이자 현재도 선두를 달리는 상하이 하이강을 완파하며 완벽한 반등에 성공했다.

박 감독은 "상하이는 중국 최고의 팀이다. 특히 공격이 좋기에 선수들에게 전방압박에 신경 쓰며 공간을 최대한 줄이고, 빠른 수비 반응을 요구했는데 전반부터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후반에 상대가 체력적으로 문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잘 맞아떨어졌다. 균열이 보이기 시작해 후반 시작 때 반전을 위해 정재희와 한찬희를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승 와중에 특히 고무적인 점은 인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클린 시트'가 나온 것이다. 포항은 연패 이후 선발 골키퍼를 황인재에서 윤평국으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고, 공교롭게도 이후 연승 중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다 열심히 뛰어줬지만, 전반 윤평국의 선방이 없었다면 어려운 경기가 됐을 거다.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전방에서부터의 조직적인 압박, 중원에서의 압박, 내려섰을 때의 압박 등에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하나씩 충실히 수행한 것이 무실점으로 이어지지 않나 싶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쉽지 않은데,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는 만큼 경기장에서 지속될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박 감독은 '안주'를 경계했다.

"연패 때의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죄송해서 아직도 서포터석에 감사 인사하러도 못 가겠다"는 박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나서 잊으면 안 된다. 아픔을 잊지 않고 간다면 경기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반면 원정길에서 완패를 떠안은 상하이 하이강의 케빈 머스캣 감독은 "전반을 잘 치렀고, 많은 기회가 있었으나 결국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짚었다.

머스캣 감독은 "잔디 상태가 안 좋았던 건 사실이지만, 탓하기엔 우리의 경기력이 부족했다. 이런 핑계를 대는 건 소용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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