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의 사상자를 낸 부천 호텔 화재 사건 당시 사망자 2명이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 숨진 가운데 대구소방안전본부에서 보유 중인 에어매트 상당수가 내용연한 7년이 넘은 노후 장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층 화재를 대비해 아파트에 비치된 에어매트 역시 관리 상태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전국 소방서별 에어매트 현황'에 따르면 전국 소방 특수구조대·119구조대·119안전센터가 소방 용품으로 활용 중인 에어매트 1천582개 중 451개(28.5%)가 내구연한 7년을 초과한 노후 장비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세종시가 19개 중 13개(84.2%)로 노후 장비 비율이 가장 높았고 충남이 54개 중 3개(5.6%)로 가장 적었다. 대구의 경우 93개 중 76개(81.7%)가 노후 장비로 확인돼 전국 19개 소방본부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경북은 99개 중 노후 장비가 13개(13.1%)에 불과했다.
에어매트의 경우 법령상 최종 내구연한이 규정돼있지 않아 1년마다 심의회에서 사용 연장을 결정하면 지속 활용이 가능하다. 최근 부천 호텔 화재 당시 2명이 뛰어내렸다 사망한 부천소방서의 에어매트도 18년째 사용 중이던 제품이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인증을 받지 못한 장비들이 현장에 배치된 점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KFI 차원의 인증은 5층형(16m 이하)에어매트에만 활용되고 있다. KFI에서 5층을 초과해 에어매트를 사용할 경우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7층형(2개), 10층형(211개), 15층형(60개), 20층형(42개) 등 에어매트를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에어매트도 노후화된 제품이 대부분이다. 용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LH 임대아파트 에어매트 현황'에 따르면 대구 LH 임대아파트 48단지 중 35곳(72.9%)이 에어매트를 비치하고 있지만, 노후 장비를 사용하는 곳이 34곳(97.1%), 미인증 장비를 사용하는 곳이 25곳(71.4%)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경우 전체 74단지 중 51곳(68.9%)에 에어매트가 있었고, 노후 장비와 미인증 장비는 각각 46곳(90.2%)·34곳(66.7%)인 것으로 드러났다.
용 의원은 "에어매트를 구조 현장에서 계속 활용해야 하는 만큼 임시방편식 대책이 아닌 근본적으로 요구조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피난기구인 전국 아파트의 에어매트도 전수파악이 필요하다"며 "노후된 장비를 개선하고 5층형 이상 에어매트의 안전성을 검증·인증할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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