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주말·공휴일 문 닫는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누구를 위한 문화공간인가

2022년 문을 연 포항 문화예술팩토리의 이용 편의성을 무시한 운영이 여론의 지탄(指彈)을 받고 있다. 공휴일과 주말에 문을 닫는 탓이다. 이유가 다소 황당하다. 포항 북구청이 있는 9층짜리 건물에 더부살이 중이다 보니 3~5층에 자리 잡은 이곳의 개장 시간대도 그에 따라간 것이다. 공무원 출퇴근에 맞춰 개·폐장한다는 것인데 존재 이유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시관과 아트라운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지만 이용자 수가 하루 10명 정도에 그친 배경이다.

특별한 행사가 있어야 겨우 문을 여는 정도다. 시민 참여도를 높이려 주말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문화예술공간의 통상적인 운영 방식과 다르다. 건물의 한가운데인 3~5층에 있어서라는 변명은 구차(苟且)하다. 공간 배치도 재고해야 한다. 구조적·시간적 제한이 있어 불편하다는 여론은 진작부터 나왔다. 포항문화재단이 공간을 선점하면서 생겨난 문제라는 지적이 포항시의회에서도 나온 바 있다.

행정기관의 보안상 이유가 있다 해도 층간 이동 정도는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문제는 문화공간 활용에 차질(蹉跌)이 빚어지고 있다는 걸 인지(認知)하기까지 2년 넘게 허송했다는 것이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 아는 사람만 겨우 찾는 죽은 공간이 됐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탁상행정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철길숲'과 '불의 정원' 등을 전국적인 볼거리로 만든 포항시의 추진력을 감안하면 실망스럽다. 법정문화도시 조성 사업 추진에 5년 동안 15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물 중 하나인 문화예술팩토리다. 운영시간 등을 조율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돌려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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