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총재가 1일 제102대 총리(내각총리대신)로 취임했습니다. 완벽한 '비주류'라는 측면에서 이시바 총리는 이전의 일본 자민당 출신 총리들과는 차별화됩니다. 특히 향후 한-일 관계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이 쏠립니다.
강경 우파인 아베 전 총리와는 오랜 정적(政敵)이었습니다. 아베 정권 시절이던 2007년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패하자, 이시바는 '아베 퇴진'을 외쳤습니다. 아베2기(2012~2020년) 때에도 반(反) 아베 성향은 계속 이어졌으며, 당시 그는 자민당 총재 재선거에서 아베에게 패했고, 2018년 총재 선거 때도 아베와 1대 1로 붙어 패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 피살 후 국장(國葬) 거행 논란이 불거진 2022년 9월 "아베는 재정, 외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국적(나라의 적)이기 때문에 국장에 불참할 것"이라고 했다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보수 성향의 돗토리현 출신 12선 자민당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습니다. 징용·위안부 등 역사 현안과 관련해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피해자가 납득할 때까지 사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2019년 8월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자신의 블로거에 독일의 전후 반성을 언급하며 "일본이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에서 직시하지 않았던 것에 많은 문제의 근원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의 일반적인 역사 인식과 상당히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죽창가' 반일을 주장하던 민주당과 야권·좌파로서는 '이시바 총리 환영' 성명이라도 나올 법 하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안보 인식 측면에서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밀리터리 덕후'로 불리는 이시바 총리는 대미 동맹을 기축으로 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 외교를 펼치며 자유 진영과의 결속을 추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러시아·중국·북한 등 권위주의 안보위협 세력에 대해서는 동맹과 우호국과의 연대를 구축해 대항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또 미국의 핵무기를 일본에서 공동 운영하는 핵 공유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을 이번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일본이 이시바 총리 취임을 발판 삼아 '과거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아시아의 군사 대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세상 바뀐 줄 모르는 무조건적 반일은 엄청난 국익 훼손을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민주당은 '독도 실시간 영상관 철거'가 독도 지우기 일환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를 '친일·매국 정권'으로 맹비난 했지만, 사실 문재인 정권에서 윤 정부보다 20건이나 더 많은 독도 영상관 철거를 했다는 사실이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해군사관학교와 경찰박물관, 민주당 은수미 시장이 있던 성남시 산하 5개 청소년수련관 등의 독도 영상관이 철거된 것도 문재인 정권 때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계약 기간 종료, 후원 종료로 일어난 송출 중단 등을 민주당이 어처구니없게도 '반일 프레임'을 씌워 선동한 것입니다.
이시바 총리 정권은 일본 극우와 달리, 국제적 기준으로 볼 때 대단히 합리적 성향으로 분석됩니다. 오히려 이런 환경이 민주당과 좌파들의 '시대착오적 죽창가'를 국제적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신임 일본 총리는 2일 15분간 첫 전화 회담을 갖고,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계속 발굴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중요하고 한국과도 그러하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6~11일 필리핀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라오스를 찾을 예정입니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이 유력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훈훈한 첫 만남이 기대됩니다.
지난달 27일 한국과 일본 정부는 39년 만에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양국에 인접한 대륙붕 남부지역(7광구)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에 따른 6차 한·일 공동위원회를 개최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 체결한 이 협정의 효력기간은 2028년 6월까지 50년이고, 2025년 6월부터 3년 내 두 나라 중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끝내자"고 서면 통보할 수 있습니다.
남한 면적의 80% 해당하는 7광구에는 미국 내 석유 매장량의 4.5배, 사우디아라비아 천연가스 배장량의 10배에 해당하는 9천조원 상당이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005년 미국 우드로윌슨연구소). 영국BP사는 2021년 약 7천340조원(800조엔) 가치의 자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엄청난 가능성입니다.
협정체결 당시 국제적으로 '대륙붕 연장론'이 인정되어 우리에게 유리했던 것이, 1983년 국제해양법에 따라 '이해 당사국 간 중간선'으로 바뀌면서 일본에게 유리하게 되었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한-일간 다툼이 격화할 경우 이 구역은 '경계 미확정 수역'으로 남습니다. 이 틈을 파고들어 중국이 숟가락을 들고 달려들 가능성은 1000%입니다.
상호 번영을 위한 새로운 한·일 관계 구축은 윤석열 정부와 이시바 시게루 정권의 성공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미래, 아시아의 평화가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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