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2대 초반 활발한 TK 의원들…대권·당권 노릴 의원은 언제

주호영 부의장, 송언석·김석기·이인선 상임위원장 '활약'
추경호 원내대표·김상훈 정책위의장, 집권여당 중심에
상임위 간사 다수 꿰찬 재선 의원들
대권·당권 노리며 중앙정치 호령할 의원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세번째)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최대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대표해 의정 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있다. 대구 12명, 경북 13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 TK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인공이다.

여야가 극한 대립을 벌여 여의도 국회가 전쟁터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TK 의원들은 국회 의장단, 여당 지도부, 각 상임위 위원장 및 간사 등 자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TK신공항법 개정안,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특별법(윤재옥 의원 대표발의),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한 법안 발의에도 앞장서고 있다.

◆TK 의원, 국회·당 요직 꿰차 '존재감'

22대 국회 전반기 임기가 4개월이 지난 가운데 TK 의원들은 국회와 집권여당 내 주요 자리에 이름을 올려 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지역 내 최다선(6선)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당내 선거에서 이겨 국회 부의장에 선출돼 우원식 국회의장과 본회의 진행을 나눠 맡는 등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 국민의힘이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로 맞서자 '이런 방식의 국회 운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본회의 사회를 거부해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지난 6월, 21대 국회에서 자신이 대표발의해 제정된 TK신공항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하는 등 입법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구 회생법원 설치법도 발의하는 등 22대 국회 들어 발의한 법안은 18건에 달한다.

'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상임위원장에도 TK 의원 3명이 활약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의원(김천)은 기획재정위원장으로, 국회 내 대표적 외교통으로 꼽히는 김석기 의원(경주)은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재선의 이인선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통상 3선 이상이 맡은 관례에도 불구하고 여성가족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려 활약하고 있다.

송언석 위원장은 당내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겸하며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같은 각종 재정·경제 분야 현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석기 위원장은 지역구 최대 현안이었던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추가 재정지원 등의 근거를 담은 'APEC 특별법'을 대표발의해 본회의 처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인선 위원장은 올여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딥페이크 범죄'와 관련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천명하며 '딥페이크 방지법'을 신속히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성과를 냈다.

TK 의원들은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활약을 펼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주호영·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에 이어 3연속 TK 출신 원내대표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은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원내 사령탑을 맡아 거대 야당에 맞서 힘겨웠던 원(院) 구성 협상을 책임졌다.

거야(巨野)의 반복되는 법률안 일방 처리, 그에 따른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국회 재표결 과정도 진두지휘하며 당내 이탈표 없이 단일 대오를 유지하는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원내 지도부,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단 간의 만찬도 주도하는 등 당내 전열을 가다듬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당 지도부에선 김상훈 정책위의장(대구 서구)도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 집권여당의 당내 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실, 정부부처 간 정책 조율도 이뤄내야 하는 만큼 수시로 민·당·정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고 알려진 김 정책위의장은 한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하던 시기 친윤(친윤석열)계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의 배턴을 이어받으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17일 대구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열린
17일 대구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에서 참석자들이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지지하는 피켓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상임위 간사만 5명…TK 재선, 활발한 의정 활동

TK 재선 의원들도 활발한 의정 활동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장 법률안 발의 건수에서부터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다. TK 의원 1인당 평균 법률안 발의 건수는 12.8인데(10월 1일 기준), 재선 의원들만 따져보면 1인당 15.6건을 발의해 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초선 의원 1인당 평균 법률안 발의 건수가 9.3건인 것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인선 의원을 제외한 재선 의원 7명 중 5명은 상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방위원회 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 국토교통위원회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자근(구미갑), 환경노동위원회 김형동(안동예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이 각각 간사를 맡고 있다.

상임위원회 간사는 상임위 내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것은 물론 회의 안건 선정, 의사 진행 등 상임위 운영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각종 안건 처리나 TK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수시로 협조 요청을 받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권영진 국토위 간사는 여야, 정부부처, 민간단체 등 이견으로 접점을 찾기 어려웠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중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형동 환노위 간사는 거대 야당이 소위 '노란봉투법'을 강행처리하는 데 맞서 상임위 소속 TK 의원인 임이자(상주문경), 우재준(대구 북구갑), 조지연(경산) 의원과 함께 법안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정희용 농해수위 간사도 야당의 일방적 양곡관리법 개정 추진에 맞서 정부 측 입장 등을 반영한 양곡관리법을 발의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원은 여러 기관·단체 등과 함께 다수의 국회 내 세미나·토론회를 개최해 TK 의원 중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자근 예결위 간사는 10월 국정감사 일정이 끝난 뒤 11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시기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구 의원을 포함해 최근 5년간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로 TK 의원이 4번 이름을 올린 만큼 앞선 지역 의원들의 계보를 이어 책임감을 다할 작정이다.

대구경북 지역 입장에서도 구자근 예결위 간사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호흡을 잘 맞춘다면 각종 지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재선이자 TK 의원 중 가장 많은 법률안 발의 등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승수 의원(대구 북구을)도 예결위원으로서 구자근 간사와 보조를 맞출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재선인 박형수 의원(영주영양봉화)은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으로서 TK 신공항 사업 등 현안에 대한 지역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권·당권 노릴 의원 언제 나오나

이러한 TK 의원들의 활약에도 지역 정가에서는 당권이나 대권을 노릴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두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TK 정가에서 각종 여론조사 속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물은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원외 인사들 뿐이다.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당권 도전은커녕 선출직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TK 의원은 없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윤 대통령이 총리 인선을 언제 할지 기약조차 없는 여건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다수의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배출됐으나 이들의 향후 정치적 진로로 광역단체장 출마가 주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수 대통령을 배출했고 보수정당 당권 도전도 활발히 이뤄졌던 과거를 생각해 보면 현재 TK 의원들의 중량감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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