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민주당이 ‘이화영 변론장’으로 전락시킨 탄핵 조사 청문회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탄핵 조사 청문회는 한마디로 '이화영 변론장'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물론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변호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신청한 34명의 증인·참고인 중 23명이 불참한 '맹탕 청문회'였지만 민주당의 노림수는 명확했다.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표에게 유리한 진술을 재차 하도록 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힘내라며 이 전 부지사를 응원하는 저질 코미디까지 벌였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사건에서 아무 혐의가 나오지 않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체포한 뒤 방북 비용 대납 사건으로 본질을 바꿨다"며 "(검찰이) 저를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한 과정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를 흠집 내려는 전형적 수법이다. 엇갈린 진술은 삼자대면 등으로 사실 확인을 거친다. 수사의 기본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으로 조사했는데 방북 비용 대납 혐의가 드러났다면 법 적용을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수시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쌍방울이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대납하기로 한 것을 당시 이 지사에게 사전 보고했고 이후 대북 송금이 진행됐다"고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련 혐의를 혼자 뒤집어쓸 경우 중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 달 뒤 당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그의 40년 지기(知己)를 만나는 등 가까운 이들과 접촉하고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을 만나면서 진술이 바뀌기 시작했다.

올 4월 총선을 앞두고는 "검찰이 회유를 목적으로 술판을 벌였다"고 주장까지 했다. 이에 이 대표는 "100% 사실로 보인다"며 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전 직원이 법인카드로 연어를 사 와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며 실제 있었던 일처럼 상세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의 확인 결과 쌍방울 전 직원이 법인카드로 연어값을 결제한 사실이 없었다. 술판을 벌였다는 공간도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서 '진술 녹화실'로 오락가락했고, 6~7월이라던 시점도 5~6월로 바뀌었다. 이에 검찰이 술판을 벌였다는 곳과 구치소에서 검찰청으로 조사받으러 갈 때 구치소가 작성하는 출정 일지를 공개했다.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하는 시절에 검찰로 불러간 기록이 없었다. 그러자 '술판' 얘기는 확 줄었다. 그리고 국민의힘이 정말 술판이 있었는지를 확인하자며 당시 그의 변호인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배제했다. 이렇게 입만 열면 말이 바뀌는데 어떻게 그가 진실을 말한다고 믿을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이번 청문회는 이화영과 이재명을 무죄로 만들려는 정치 선동의 굿판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법원은 민주당의 이런 행태에 흔들리지 않고 증거와 법률에 따라 객관적으로 그리고 신속히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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