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의회, 서구서도 악취 용역 검사 실시하라” 주민 집회

"대구서 악취 피해 가장 심한데, 최근 검사 없어"
"현행 측정 충분치 않아…새벽 시간·고층 측정도 필요"
이 부의장 "용역 검사 추진 방안 검토해보겠다"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와 서구 주민들이 4일 오전 11시 열린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와 서구 주민들이 4일 오전 11시 열린 '악취 검사 용역 촉구 집회'에서 현수막과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남정운 기자.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대구 서구 주민들이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집회를 열고 서구에 악취 검사 용역을 실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와 서구 주민들은 4일 오전 11시 대구시의회 건너편에서 '악취 검사 용역 촉구 집회'를 열고 서구 지역 악취 용역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주민들은 서구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대구 안에서 악취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히지만, 서구에서는 용역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악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구는 지난해 11월 대구시의회가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인근 대기유해물질 저감 연구용역을 진행했던 사실이 지난달 중순 뒤늦게 알려지며 거세졌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서구 주민은 "최근 대구시의회에서 실시한 용역조사 결과, 달성군은 최신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됐지만 서구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측정한 자료를 썼다"며 "이 자료에는 평리뉴타운 입주, 악취 민원 급증, 악취관리지역 지정 등 유의미한 시점 이후의 조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전혀 의미 없는 데이터"라고 지적했다.

주최 측은 대구시나 서구청이 실시하는 서구지역 악취 조사 방식도 문제 삼았다.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호소하는 시점은 주로 새벽 시간대인데, 정작 이 시간대에는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층아파트가 많은 평리뉴타운 특성상 악취 측정이 고도 별로 이뤄져야 하는데, 현 조사 방식은 저층부 측정에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집회 참가 주민은 "달성군의 경우 24시간 악취 모델링을 돌려 조사한 반면, 서구는 가장 악취가 심한 새벽시간 검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악취 측정 차량도 새벽시간에는 출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기 상태에 따라 같은 위치라도 층별로 악취 피해 정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긴다. 현재 서구가 가장 높게 설치한 장치는 아파트 5층 수준이라 30층대 아파트가 들어선 평리뉴타운 대기질 측정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주최 측은 대구시의회를 향해 ▷대구 서구 전역에 대한 악취 용역 검사 즉시 시행 ▷검사 결과의 투명한 공개 및 해결 방안 제시 ▷대구 전역에 대한 지속적인 악취 관리 체계 구축 등을 요구했다.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 관계자는 "대구 시민들은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가 있다"며 "악취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대구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에는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부의장은 주민들을 향해 "서구청에 관련 예산을 배정하는 등 용역 검사를 추진할 방법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4일 열린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4일 열린 '악취 검사 용역 촉구 집회' 현장에 방문해 서구 주민 및 취재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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