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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보고싶다"…요양원 나간 치매환자, 저체온증으로 사망

원장과 요양보호사, 금고형의 집행유예 선고
"위험성 높은 환자는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적절한 수의 직원도 아냐"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한겨울에 요양원 밖으로 나간 치매 환자가 저체온증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1심 법원이 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청주지법 형사6단독 조현선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장 A(62)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B(64·여)씨에 대해서는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2년 1월11일 오후 4시50분쯤 치매를 앓고 있던 환자 C(60)씨가 요양원 건물 지하 1층 출입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나가 저체온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당시 밖을 나간 지 약 4시간 뒤 요양원에서 약 150m 떨어진 논바닥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 등은 법정에서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사고의 예견 가능성도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C씨는 2021년 12월7일 요양원에 입소한 후 "엄마가 보고 싶다"며 출입문 손잡이를 여러 차례 흔드는 등 외부로 나가려고 자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외부로 나갈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평소보다 철저히 관찰해야 하며 출입 통제를 위한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등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잠금장치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은 전혀 제한받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요양원이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적절한 수의 직원을 갖췄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책임이 무거움에도 잘못이 전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 유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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