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무죄’ 집단 탄원, 재판부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다음 달 각각 15일과 25일로 잡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조직적으로 담당 재판부에 무죄 선고를 요청하는 탄원서(歎願書)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검찰은 두 재판에서 이 대표에 대해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위증교사 사건에 대해 금고형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하고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두 사건 모두 확실한 증거가 있어 이 대표와 민주당에는 최악인 형이 선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런 예상이 현실화되는 것을 대비해 이 대표 유고(有故)를 포함한 '플랜 B'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비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절박한 상황이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탄원 릴레이 역시 이런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부장판사 한성진)에는 현재까지 60여 건의 탄원서가 제출됐다고 하는데 추호도 의심 못 할 무죄라면 이럴 이유가 없다. 위증교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판사 김동현)에 대한 무죄 탄원서 보내기도 마찬가지다.

특정인에 대해 지인이나 지지자들이 무죄 탄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유무죄를 명확히 가려내기가 어려울 경우에 그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무죄를 주장하면 재판부에 대한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대표의 혐의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할까? 그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법조계의 다수 의견이다.

재판부는 이런 의견은 물론 무죄 탄원에도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 오직 증거와 법리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면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사법 정의는 사멸(死滅)된다. 재판부의 흔들림 없는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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