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서구 한 아파트의 미심쩍은 운영 행보… 대구시 감사 착수

달서구 1천500여가구 아파트, 각종 공사 무리하게 추진 논란
도색공사 업체 선정 절차 지침 위반, 행정명령 처분
입주민 열람권 보장된 각종 자료 열람 불허해 의혹 키워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기사내용과는 무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기사내용과는 무관.

대구 달서구 도원동 한 아파트(1천594가구)에서 불투명한 아파트 운영 및 유지보수 문제를 놓고 입주자 대표와 입주자 간의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입주민들의 요청으로 대구시 차원의 감사까지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6일 A아파트 입주자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입주자 대표를 맡은 B씨는 최근 석연치 않은 행보로 입주민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역난방이 이뤄지는 이곳 아파트에 개별난방 변경 공사를 추진한 것이다. 난방비가 저렴하고 온수가 빠르게 나오는 등 편리하다는 인식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행보였다. 당시 지역난방공사에서 "이 아파트는 법적으로 개별난방으로 바꿀 수 없다"고 정리하면서 사업은 무산됐다.

이후 B씨는 아파트 장기수선계획에 반영돼 2025년 예정돼 있던 도색공사를 올해로 당겨 진행하려고도 했다. 문제는 해당 공사업체 선정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달서구청으로부터 행정명령를 받은 것.

달서구청에 따르면 A아파트는 지난 7월 도색공사 추진 당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사업자를 선정해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위반했다. 구청의 행정명령으로 업체 선정은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이 아파트 한 입주자는 "지난해 갑작스레 개별난방 전환이 추진되던 시점부터 아파트 운영실태를 살펴보니 미덥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며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관련 자료를 요청해도 관리소장 부재를 이유로 자료 공개를 거부해오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동주택관리규약 제48조 10항에 따르면 입주자 등은 관리주체에게 서류 열람을 신청할 수 있고, 즉시 볼 수 있기에 이 같은 조치는 규약 위반이다.

A아파트는 B씨가 입주자대표를 맡은 이후 외부 받은 회계감사 결과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동주택 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A아파트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2022년 회계감사 결과 '한정의견' 결과를 받았고 2021년에는 '의견거절'을 받았다.

한정의견의 경우 감사인이 관련 서류는 받았으나 서류 미비로 조사할 수 있는 게 적다는 뜻이고, 의견거절은 감사인이 관련 서류를 요청했으나 아파트 측에서 주지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A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입주자들이 지난달 24일 제기한 '입주자대표 해임신청' 요구도 근거 없이 철회했다. '해임요건이 안된다'는 게 선관위가 제시한 이유였다는 후문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선관위는 '해임요건'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절차에 따라 해임신청이 제기되면 주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며 "관련해 A아파트 측에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달 중 투표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A아파트는 다음 달 대구시 도시주택국의 감사도 받아야 할 처지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체 입주자 중 20% 이상이 동의할 경우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시 차원의 감사가 진행된다"며 "아파트 관리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해서 다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일신문은 B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대구 달서구 도원동 A아파트의 출입문에 입주자들과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이 서로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붙여 놓았다. 박성현 기자
대구 달서구 도원동 A아파트의 출입문에 입주자들과 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이 서로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붙여 놓았다.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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