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아 지역 복지기관과 폰트회사의 합작으로 동티모르 학생들의 손글씨를 바탕으로 한 한글 폰트가 제작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단법인 가정복지회 글로벌은 지역 폰트회사인 다온폰트와 함께 동티모르의 고등학생 올림피아(2학년)와 제파니아(1학년)의 손글씨로 '바뚜보루 희망체와 미래체'를 개발해 오는 9일 한글날에 맞춰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동남쪽으로 1천200㎞ 떨어진 곳에 있는 동티모르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imor-Leste)은 우리나라 강원도만 한 크기의 작은 섬나라로, 인도네시아의 오랜 지배 끝에 2002년 독립한 21세기 최초의 독립국이자 60년 전 우리나라를 연상케 할 정도의 최빈국이다.
두 학생이 거주하는 에스더 비전 센터(이하 '센터')는 동티모르 산골 마을 소녀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이 센터에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지난 2011년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세워졌다. 현재 대학생 6명, 고등학생 3명, 중학생 2명 등 11명의 학생이 생활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런 동티모르 안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손꼽히는 산골 마을인 '바뚜보루 와우뿌'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산 아래 있는 학교에 다니려면 왕복 4시간 이상 걸려, 대부분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에 가정복지회와 메트로안과, 그리고 현지 법인인 아가파오 재단은 지난 2020년 2월 와우뿌 마을 내 2천800㎡ 부지에 교무실 1개, 교실 2개, 주방 1개, 화장실 2개 규모로 '바뚜보루 와우뿌 메트로초등학교'를 건립했다. 현재 44명이 재학 중이다.
황석현 다온폰트 대표는 지난해 8월 가정복지회 관계자와 매일신문 취재진이 메트로초를 방문해 교육 봉사를 실시(매일신문 2023년 9월 14일 보도)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아이들의 서체로 폰트를 제작하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가정복지회와 이대훈 선교사의 협력을 통해 지난 1월부터 메트로초 학생 및 센터에 거주 중인 학생들에게서 서체를 받고, 이 가운데 폰트 개발에 가장 적합한 올림피아와 제파니아 학생의 서체를 선정해 각각 '바뚜보루 희망체'와 '바뚜보루 미래체' 폰트로 제작했다.
센터 설립자이자 동티모르에서 21년째 봉사활을 하는 이대훈(61) 선교사는 "두 아이 모두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로, 계속 공부해서 한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거나 일하길 바라는 코리아 드림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뚜보루 희망체와 미래체'는 고등학교에서 공부 중인 올림피아와 제파니아처럼 메트로초 학생들 또한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탄생했다.
폰트는 오는 9일 출시될 예정이며, 가정복지회 홈페이지(https://www.fwa.or.kr)를 통해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변상길 사단법인 가정복지회 글로벌 이사장은 "바뚜보루 희망체와 미래체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바뚜보루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 스쿨버스 운영 등 여러 사업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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