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필리핀 '전략적동반자관계' 수립…원전·국방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한·필리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의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에 합의했다. 양국이 지난 1949년 수교 이래 양국 간 공식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처럼 양국 관계를 격상키로 함에 따라 전방위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바탄 원전 재개를 위한 타당성 조사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양국 간 원전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만큼 필리핀과 최적의 원전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에 마르코스 대통령도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양국은 필리핀이 실시하는 연안 훈련에 우리 군이 참여하는 것 등을 포함해 국방 협력을 강화한다. 또 필리핀이 2023∼2028년까지 추진 중인 군 현대화 사업에 한국의 참여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해경 기관 사이에 '해양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정보 교환, 수색 구조 등 해양 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대형 인프라 사업 참여를 추진한다.

필리핀 정부의 '빌드 베터 모어(Build Better More·BBM)'라는 인프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교량과 댐 등 대형 인프라 건설이 이에 따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 필리핀 중부 파나이, 귀마라스, 네그로스 3개 섬을 연결하는 PGN 교량 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약 20억 달러(한화 2조6천900억원)를 지원하는 MOU를 체결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목표로 EDCF의 역할을 키워 이제 1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사업도 지원이 가능하다"며 "필리핀 지역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기업의 대형 인프라 사업 수주를 지원함으로써 양국이 윈-윈 하는 경제 협력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이 지난 2023년 9월 서명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도 조속히 발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디지털 전환 분야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인적 교류 활성화와 자국민 안전 강화 등에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여행객과 교민의 안전과 편익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양국 간 고용·협력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북한 핵 도발을 포함한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윤 대통령과 마르코스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핵 개발과 도발, 북한과 러시아 군사 협력을 용인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또 양국 정상은 남중국해에서 규칙 기반 해양 질서 확립,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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