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생보다 정쟁에 몰두하는 국감…첫날부터 '무용론' 고개

野, '김건희 국감' 방불케…상임위별 공세 반복
22대 국회 첫 국감, 정쟁만 남기나 우려

7일 오전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및 구조공사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의 동행명령장을 발부의 건 의결에 반발해 퇴장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인사혁신처 등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및 구조공사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의 동행명령장을 발부의 건 의결에 반발해 퇴장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거대 야당이 주도하는 '김건희 국감'으로 흐르면서 첫날부터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매 국감마다 여야가 국정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보다 자기 진영에 유리한 정쟁 카드를 꺼내 들고 공방을 벌여 무용론이 제기됐던 전례가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다.

국회와 상임위 구성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한 이슈에 집중하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그에 대응할 수밖에 없어 민생과 관계없는 의제가 국감을 뒤덮고 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는 "국정감사는 정부를 감사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도록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다. 누구를 공격하고 이런 의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정의 난맥상을 명확하게 파헤치고, 가능한 대안들을 적절히 제시하는 국감이 되길 바란다"면서 "국정에 대해 감시·견제라고 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국민들께 조금이나마 시원함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첫날 일정을 소화한 국회 국정감사 분위기는 이·한 대표의 바람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법제사법·문화체육관광 등 10개 상임위에서 민주당 등 거대 야당은 윤 대통령, 김 여사를 향한 의혹 제기에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우선 문체위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지난해 10월 KTV 국악 공연장 방문을 두고 '황제 관람'이라며 공격 대상이 됐다.

국토위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서도 국토부가 제출한 '대통령 관저 증축 의혹' 관련 업체들에 대해 야당이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연루 의혹을 제기했고 야당이 항의하며 설전이 오갔다.

행안위에서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대통령 관저 공사 참여 업체 '21그램' 대표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수적 우세를 활용, 일방적으로 동행 명령을 의결해 한때 국감이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대통령 관저 공사 담당자였던 행안부 공무원 2명도 증인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정쟁 공세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여당도 이재명 사법리스크 등으로 맞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정쟁만 남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김건희 국감을 하겠다'라고 주장한다. 아마 '공격만이 최상의 방어다'라고 하는 생각에서 이재명 방탄을 위해 김 여사를 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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