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0월 1일 국군의날 퍼레이드는 가슴 뭉클했다. 현무-5 미사일, K-9 자주포, K2 전차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첨단 무기가 행진하고, KF-21 보라매, F-35A 스텔스기가 창공을 갈랐다.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세울 때까지 우리는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했다. 군사력도 북한이 3배나 강했다. 그처럼 초라했던 우리 군이 마침내 자주국방의 염원을 이뤘다.
미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군사력 순위는 놀랍게도 세계 5위다. 북한은 36위다. 우리 군은 이제 세계 최강 군의 하나로 우뚝 섰다. 우리 앞에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뿐이고 영국과 일본도 앞섰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땀과 열정으로 오늘의 우리 군을 길러낸 분들께 고개 숙인다.
국군의날 행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이례적으로 민감했다. 김정은은 "윤석열 괴뢰"라며 2년여 만에 윤 대통령 실명을 언급했다. 또한 유사시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며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노동신문은 대남 비난으로 덮였다.
북한 지도부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기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공개된 현무-5는 김정은이 은신한 지하 100m 벙커와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도 북한 방공망을 뚫고 응징할 수 있다. 합참 역시 "우리의 전략적・군사적 목표는 북한 동포가 아니라, 오직 김정은 한 명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공표했다.
뜻밖이지만 국군의날 행사에 대한 우리 안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시민 단체인 참여연대와 전쟁없는세상은 "군사 독재 시절 권위주의적 발상으로 기획된 군사 퍼레이드"라고 폄훼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의 '힘을 통한 평화'는 군사적 위험을 고조시킬 뿐이고, 이런 "실패한 군사 대결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선전용 행사"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북한 핵 문제가 한미동맹의 압도적 재래식 화력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군비 격차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해하기 어렵다.
군사 퍼레이드는 북한에게 보내는 확고한 메시지다. 이번 국군의날 메시지는 특별했다. 우리 군의 목표가 "오직 김정은 한 명"이라는 것이다. 북한 주민은 뺐다. 주적을 김정은 1인으로 한정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우리 군은 주적 개념에 큰 혼란을 겪어 왔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을 삭제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뒤 이명박 정부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다시 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북한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사라졌지만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살렸다. 지난 9월 김정은은 인민군 특전부대를 시찰하며 "투철한 대적의식과 주적관"을 강조했다.
'힘에 의한 평화'가 전쟁을 부추기는가? 2019년 스톡홀름 스웨덴 의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 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고 역설했다. 펜스 전 미 부통령에게는 "김정은에게 핵은 방어용"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 만약 개발하면 내가 책임진다"고 자신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일, 김정은과 두 손을 치켜들고 평화를 외쳤다. 그 사이 북한은 끈질기게 핵 개발을 추진해 마침내 핵무장에 성공했다. 2022년 '핵무력정책법'을 제정, 남한에 대한 핵무기 선제공격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은은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선언했다.
대화로 평화를 지킨다는 주장은 완전히 파산했다. 그런데도 얼마 전 문 전 대통령은 "대화가 최고의 안보"인데 윤 정부가 "평화 대신 대결을 추구"한다고 비난했다. 그 맹목과 어리석음에 놀랄 뿐이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자가 나쁘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자가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공범이다. 평화는 강자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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