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업군인 당직비 1만원…편의점 알바+대리운전이 낫겠다"

"자녀에게 직업군인 추천해 주고 싶지 않아"
"숭고한 사명 지닌 직업은 자식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어야"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직업군인의 낮은 당직 근무비를 높여 군인들의 자긍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8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당직 근무에 대해 제보하고 싶습니다'란 제목으로 한 직업군인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육군에서 병 생활을 포함해 10년 차 직업군인이라고 밝힌 A씨는 대대급의 당직 부관으로 근무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직업군인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밤을 새우며 야간 당직 근무를 서오면서 부작용으로 무릎 및 발목 통증, 힘 빠짐, 카페인 과다 섭취로 간혹 심장 통증 및 소화불량을 겪고 있다"며 "그리고 계속 바뀌는 수면패턴으로 잠에 쉽게 들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직 근무비를 얼마 받는지 모르고 계셨던 장인어른께서는 2023년 기준 평일 1만원, 주말 2만원을 받는다는 것을 들으시곤 '그 돈 받을 거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대리운전을 겸임하는 게 더 돈 잘 벌겠다'고 하시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또한 "당직 근무비를 받는 저 또한 자괴감이 오지만 제 가족들 역시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기타 다른 경찰 및 소방공무원들도 상황은 좋지 않으나 군인들보단 그나마 나은 형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현재 주말 기준 당직 근무 투입시간을 반으로 나눠 12시간씩 운용하는 제 부대의 경우 주말 2만원의 당직비를 지급받고, 식비를 1만 3천원 공제해 가면 약 7천원이 남는다"며 "시급으로 치면 약 1천666원이고 식비를 공제한다면 시급 583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근무를 서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타 공무원의 경우 단순 경고 및 주의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군의 경우 사고 발생 시 최소 경징계 이상이다. 그래서 더 신경을 곤두세우고 근무에 임해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상황에 직업군인이란 직업을 자녀에게 추천해 주고 싶진 않다고 부연했다.

A씨는 "아들에게 처음으로 '장래에 되고 싶은 게 뭐냐'라고 물어봤다. 아들은 아빠와 같은 군인이 되고 싶다 말했다"며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 추천해 주고 싶은 직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지키는 숭고한 사명을 가진 제 직업은 제 자식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 자식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마땅히 제가 일한 만큼의 최소한의 보상이 주어지고, 국가에서 존중받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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