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가 미국 내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 중단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순수 내연기관 차량의 종말(終末)이 다가온다. 당분간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에 무게가 실리지만 전기차, 수소차로 넘어가는 수순(手順)으로 보인다. 독일 폭스바겐은 중국 난징 공장을 폐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수 부진에다 내연기관 소비 급감으로 폭스바겐과 상하이자동차 합작사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58%에 머물렀다. 물론 2~3년 전 예측보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한 걸음 늦춰지는 분위기다. 충전 인프라 구축이 더디고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대두돼서다. 유럽에선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계획을 재검토하고, 미국 GM과 포드는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지 않자 다시 내연기관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그러나 호흡 조절일 뿐 전기차로의 전환은 정해진 트랙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미래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구동장치뿐 아니라 첨단 인공지능(AI) 등 고도의 소프트웨어가 차량과 결합한 차세대 이동 수단이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부품업계다. 부품산업은 지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완성차 영업이익률은 10%를 웃돌지만 부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3% 안팎이다. 변화에 앞선 선제(先制) 대응을 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이 절대다수인 부품업계는 사업 전환에 적극적일 수 없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사업 다각화 준비 부품 기업은 전체의 7.1%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역 산업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삼보모터스, 평화산업, 신한정공 등 잰걸음을 내딛는 중견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업계가 함께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생산 품목별로 기업군을 묶어 자본과 기술력을 극대화해야 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법적·제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거센 격변의 파도를 넘으려면 홀로서기보다 합종연횡(合從連橫)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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