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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여성 채무자 살해한 뒤 20일간 방치한 중국 男

빌려준 1천200만원 갚지 않아 다툼하다 범행
피해자는 사망 20일만에 딸에 의해 발견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재판 이미지. 매일신문 DB.

"빌려준 돈을 갚으라"며 말다툼을 하던 중 채무자인 60대 여성을 살해한 중국 국적의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김상연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국 국적의 A(69)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생명은 돈으로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에 머무르고 범죄를 은폐하려고 시도하는 등 범행과 동기가 모두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과 피해자는 1999년 중국에서 알게 됐고, 2018년에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났다. 이후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밥을 차려주는 등 친절을 베풀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1천200만원의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5분간 목을 졸라 살해했으며, 피해자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데도 30분간 아무런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다. 1천200만원 때문에 사람을 살해할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범행을 인정·반성하고 있는 점,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1월 11일 새벽 시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B씨 자택에서 빌려준 돈 1천200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말다툼하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의 시신은 같은 달 30일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찾아간 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할 때까지, 약 20일간 방치됐다.

A씨는 수사 당국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채 한 달 넘게 도주했다가 충남 서산에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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