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리케인 대응 두고 공방…트럼프 "공화 지역 차별" vs 해리스 "무책임한 공격"

대형 허리케인 헐린 이어 밀턴 남부 경합주 강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도중 정면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 도중 정면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더글러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더글러스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 허리케인의 피해 복구 대응을 두고 미 대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대형 허리케인 '밀턴'은 9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 중서부 해안에 상륙해 다음 날인 10일 플로리다 중부를 가로질러 동북동쪽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밀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70㎞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말 허리케인 '헐린'으로 경합주인 조지아, 노스케롤라이나 등 남동부 지역에서 2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헐린으로 발생한 재산 피해가 최대 260억달러(약 3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대형 허리케인이 연달아 올라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방 정부의 대응 능력 부족을 비판하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실제 고통받는 국민이 있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공화당 지역이어서 나쁜 대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허리케인 헐린 대응과 관련, "미국 역사상 최악의 폭풍 내지 허리케인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또 다른 하나(허리케인)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 무능한 바보들을 4년 더 견딜 수 없다"면서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허리케인 헐린의 재앙을 겪은 사람들을 돕는 데 있어서 그녀의 무능은 역사상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카트리나 때보다 최악"이라고 말했다.

카트리나는 2005년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던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1천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초 이날 히스패닉 유권자를 겨냥한 라운드 테이블 및 공중 보건 관련 타운홀 이벤트를 각각 개최하려고 했으나 허리케인 밀턴을 이유로 순연키로 했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 지원이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지역의 경우 사람들은 매우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그들은 생수는 물론이고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허위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해리스, "무책임한 주장"

해리스 부통령은 뉴욕에서 ABC 방송의 토크쇼 '더뷰'에 출연,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무책임하고 냉담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조지아주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남편을 잃은 여성을 만난 것을 거론하면서 "이 여성은 남편을 잃었다. 주민들은 집을 다시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희망도 없이 집을 잃었는데 누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항상 다른 사람의 필요보다 자신을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기초적 수준에서의 공감 능력 부족"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허리케인 대응에 대해 "이것은 당파나 특정 지도자의 정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한 뒤 허리케인 밀턴의 예상 경로에 있는 주민들을 향해 공무원들의 대피 요구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이에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공화당 소속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허리케인 밀턴 대응과 관련한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과 관련, "위기 상황에서 정치 게임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허리케인 밀턴의 위력을 경고하면서 주민들에게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10∼15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독일 및 앙골라 순방 일정도 순연하면서 허리케인 대응에 '올인'하고 있다.

◆피해 입은 경합주, 누구 손 들어줄까

허리케인 대응 문제를 둘러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공방이 격화되는 것은 허리케인으로 남부 경합주 지역이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헐린의 경우 플로리다와 함께 조지아 및 노스캐롤라이나를 강타했으며 두 지역 모두 대선 승패를 결정할 수 있는 남부 경합주 지역이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피해로 대선 투표가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 상태다.

이 때문에 허리케인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의 돌발 변수인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차범위 내 박빙 대결이기는 하지만 조지아 및 노스캐롤라이나의 경우 허리케인 발생 전까지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다소 상승 흐름을 탄 듯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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