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마무리하며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가을까지 이어진 무더위에서 보듯, 편리함을 좇은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에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지나온 여름 역대급 열대야와 3천 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임을 알려준다.

영국 큐 왕립식물원의 '2023년 세계 식물과 균류 상태(State of the World's Plants and Fungi) 보고서'는 기후 위기와 서식지 파괴로 10만 종이 멸종 위협에 노출되고 미기록종 77%가 멸종 위기임을 알리고 있다. 또한 국립기상과학원의 '지구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2020년)'는 21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이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현재 대비 1.9~5.2℃ 상승하고 강수량도 5~10% 증가한다며 자연생태계 보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기후변화 대응책이자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자연 훼손 및 파편화된 생태공간 회복을 위해 달서구는 '도시생태축 복원사업' 을 국가 공모로 지난 2020년부터 시작했다.

고교 동아리의 도원지 수밭골천 반딧불이 관찰 소식과 도원지 수달 발견을 계기로 전문가 자문과 생태 모니터링을 통해 도시생태축 복원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은 강·하천 등 좁고 긴 선 단위 서식 영역에, 주로 한 가족 위주의 세력권을 형성하는 독특함으로 서식지 단절을 쉽게 맞는다. 2018년 조사에서 수달은 신천-가창저수지-청룡산-도원지를 통해 다시금 신천으로 이동하는 경로가 확인되었다. 수달이 도원지에서 멀지 않은 야생생물 서식처인 달성습지로 연계되지 않는 이유는 달성습지와 도원지를 연결하는 진천천이 콘크리트로 복개되면서부터다. 이 같은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하는 것이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의 출발점이다.

도원지에 수달 보금자리 생태섬 설치와 함께 도원지~진천천~달성습지 10.8㎞ 구간의 생태축 연결을 위해 도원지에는 수달 서식처(돔형, 연결형)를 수달의 습성과 주변 지형과 어울리게 은폐적으로 조성하고, 월곡네거리·유천네거리 진천천에는 식생대(물억새, 노랑꽃창포) 및 미지형 수로(돌무더기)를 야생생물의 이동·서식 친화적으로 조성하였다.

또한 도원지와 진천천을 연결하는 마른 하천 구간에는 2027년 완공되는 상화로 입체화 사업 시 발생하는 지하 유출수를 생태하천의 유지용수로 활용토록 했다. 8월 완료된 40여억원 규모의 사업 효과는 향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된다.

한편 구에서는 도원지 상류 수밭골천에 소하천 정비사업과 연계해서 반딧불이 및 소생물 서식처를 조성한다. 그동안 수밭골천 생태환경 조사와 반딧불이 생태 모니터링 그리고 반딧불이 먹이 유채꽃 파종, 달팽이 방사를 해왔고, 내년에는 반딧불이 서식 환경 개선을 위해 하천 정비사업 때 통행길 이전과 서식처(생태둠벙, 소생물 서식처 등)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런 생태축 복원사업으로 생태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준비되는 생태관 건립이 완공되면 도원지, 수밭골천 일대에 서식하는 수달, 원앙, 반딧불이 등 우수 생물자원이 보호·보존되며 주민, 학생들은 생태 체험 및 교육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대구 유일 그린시티이자 전국 지자체 최초 저탄소 인증을 받은 달서구는 기후 위기의 시대적 가치를 담는 다양한 환경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그린도시를 선도하고 있다. 생태계 복원은 과거의 그때처럼 만든다고 해서 과거의 생물들이 모두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의 그때는 지금 있는 생물마저 없어진다. 생물다양성을 좇는 것은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중차대한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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