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제는 여성 대세 시대] 여성판사 35% 넘었는데 아직도 ‘이여자 저여자’

지난 6월 창원지법 여성부장판사 판결 불만…대한의사회장 SNS에 비하발언
법원 "재판장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 입장문 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새로 임명된 판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새로 임명된 판사들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판사가 35%를 넘어가고 있지만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 여자, 저 여자' 등 비하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여성판사는 전체 판사 3천117명 중 1천97명으로 35.1%다. 올해 부장판사 승진 인사(154명)에서 여성이 42.2%(65명)를 차지했다. 여성지법원장도 전에 24명 중 4명으로 최다수다.

신숙해 대법관이 지난 2월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성 대법관의 수가 절반을 넘겨야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신 대법관은 당시 '여성 법관 비율' 질의에 "인구 대비 대표성은 유지할 수 있으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여성판사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판사는 여성검사와 달리 주요사건에 대해 판결을 할 때 대중에 노출된다.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은 이들이 막말을 일삼는 것이다.

지난 6월에 창원지법 윤민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판사 얼굴이 담긴 사진과 함께 "이 여자 제 정신이냐"는 글을 올렸다.

재판부는 의사 A씨가 환자 병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했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임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의 얼굴 사진과 함께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가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유(집행유예) 2년이요? 창원지법 판사 윤민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비하발언을 게시했다.

또 "이 여자와 가족이 병의원에 오면 병 종류와 무관하게 의사 양심이 아니라 반드시 심평원 심사규정에 맞게 치료해주시기 바란다"며 '진료 보복'을 권고하는 듯한 글을 쓰기도 했다.

창원지법은 이와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임 협회장이) 법관 사진을 올리고 인신공격성 글을 올린 것은 재판장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며 "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과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임 회장이 판사의 사진과 인신공격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사법부를 능멸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경찰서에 제출했다.

이후 임 회장은 글을 내리고 윤 부장판사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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