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명태균 조언으로 '패싱 입당'했나…입장 밝혀라"

"명태균 졸로 쓰고 버리려다 이 사태…대통령실 언플 지탄받을 것"

싱가포르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은 대선 시즌 초반부였던 2021년 7월 27일 부산 서구 한 국밥집에서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식사하며 소주를 마시고 있는 모습. 이 시기는 윤석열 대통령의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직 사퇴 및 6월 25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이자 8월 2일 국민의힘 입당 직전이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국민의힘으로 '패싱 입당'한 과정에 명태균 씨의 의견이 개입됐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 씨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명 씨의 주장을 공개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방송 캡처 화면을 첨부하면서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입당하는 사람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없는 날짜를 골라 기습 입당한 일은 아마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가장 황당한 일 중 하나일 것"이라고 지난 대선 시기를 떠올렸다.

전날 명 씨는 CBS 라디오에서 "(입당 당일 윤 대통령이) 나한테 전화가 왔다. '언제 입당하는 게 좋겠냐'고 했고, 제가 '토요일은 기자들이 출근 안 하니까 오늘 그냥 들어가세요'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저도 이번에 처음 접하는 내용인데 진짜 그때 명태균 사장이 윤석열 총장 내외에게 패싱 입당을 권유했고 그 의견을 받아들인건지, 아니면 명태균 사장의 과장인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명태균 사장이 말하는 내용 중 잘못되거나 과장인 것, 제 기억과 다른 부분은 언론에 항상 설명했다"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다음 언론 플레이 할 때는 꼭 이 패싱입당에 대한 내용을 포함해서 입장을 밝혀라"고 촉구했다.

또한 "만약 실제 명태균 사장에게 먼저 입당 전 이런 조언을 구하고 패싱 입당의 조언을 받아들였다면 명태균 사장을 김종인, 이준석이 소개시켜 줬다느니 하는 모든 (대통령실의) 언론 플레이 자체가 지탄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과 당에 불리한 조언을 이준석이 추천한 인사가 했다? 나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자신의 입장에서는 이리저리 뛰었던 명태균 사장을 그냥 졸로 쓰고 버리려고 하니까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타조 머리를 아무리 모래 속에 박고 숨어도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던 권영세 의원이 윤 대통령의 입당 원서를 대신 받았고, 이를 두고 '패싱 입당'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당시 서울을 비운 이 의원의 일정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당 대표 일정은 하루 전에 공지되는 만큼 '모르쇠 전략'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