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선자'라 비난 받는 클롭의 행보, 레드불로 간 것 두고 논란

레드불 글로벌 사커 수장으로 클롭 임명
리버풀 지휘봉 놓은 뒤 1년 안돼 복귀해
레드불의 클럽 지배 비판해온 이들 분노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리버풀 SNS 제공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리버풀 SNS 제공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FC 감독이 '1년 휴식 선언'을 접고 반년 만에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네트워크 책임자로 현장에 복귀하기로 해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에너지 음료 회사인 레드불은 9일(현지 시간) "클롭 전 감독이 레드불 글로벌 사커의 네트워크를 관장한다"며 "일반적인 클럽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레드불의 철학을 발전시키는 일을 할 것이다. 선수 스카우트와 사령탑 교육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했다.

클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장.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마인츠와 보루시아 도르트문드를 지휘한 뒤 2015년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명가 리버풀 사령탑으로 활약했다. 리버풀을 이끌고 EPL,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앞서 클롭 전 감독은 2023-2024시즌을 마친 지난 1월 "에너지가 고갈됐다. 1년 동안 어떤 국가나 팀도 지도하지 않겠다"며 리버풀의 지휘봉을 내려놨다. 하지만 애초 공언했던 1년을 채우지 않은 채 레드불을 통해 다시 축구판으로 돌아오게 됐다.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 리버풀 SNS 제공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 리버풀 SNS 제공

레드불은 전 세계에 걸쳐 축구 클럽을 소유 중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레드불스, 브라질의 레드불 브라간치누, 일본의 오마야 아르디자 등이 그곳. 클롭은 글로벌 축구 책임자란 직책으로 이들을 관리하게 된다.

하지만 클롭을 향해 그의 조국인 독일, 특히 도르트문트 팬들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1년 휴식이란 말을 지키지 못한 것보다 그가 몸담게 된 레드불의 라이프치히에 대한 분노가 작지 않은 탓이 크다.

독일 각 클럽은 소유권의 51% 이상을 반드시 팬이나 회원이 소유하게 돼 있다. 이른바 '50+1' 원칙이다. 이에 따라 티켓 가격 등 클럽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 하지만 라이프치히에겐 이 원칙을 교묘하게 어겼다는 비난이 따라다닌다.

도르트문트 등 라이벌들은 레드불이 사실상 라이프치히를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의도적으로 의결권을 가진 회원 수를 17명으로 줄이고, 그 회원들도 레드불과 직간접으로 관련 있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이 때문에 라이프치히는 독일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구단으로 불린다.

클롭은 도르트문트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 그만큼 도르트문트 팬들도 클롭에 대한 애정이 크다. 그런 도르트문트에겐 라이프치히가 최대의 적. 클롭도 라이프치히의 지배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도르트문트 팬들이 클롭의 행보를 두고 '위선적'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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