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국감서 증인에 동행명령 남발…검경 행세까지 하나

10일 행안위 명태균·김영선, 8일 김영철 검사,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 잇따라 발부
與 "국회 권한을 사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돈 봉투 민주당 의원들 실명 공개할 것"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야당이 불출석 사유서까지 제출한 국정감사 증인들을 대상으로 잇따라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무리한 동행명령이라며 반대했지만 수적 열세로 막지 못한 가운데,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방탄과 여당을 향한 정치 공세를 위해 '검경 역할'까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행안위는 명 씨와 명 씨가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도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을 질의하겠다며 이들을 증인 명단에 올렸다.

당사자들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인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선서와 증언을 거부할 수 있지만 증인 출석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오늘 불출석한 증인이 5명 중 2명에게만 동행명령을 발부하는 것은 민주당 입맛에 맞는 동행명령장 발부"라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하명인 것으로 보인다"고 맞대응했다.

다만, 이날 오후 동행명령장을 가진 국회사무처 행안위 소속 조사관이 경남 창원시의 명 씨 자택과 김 전 의원 자택을 찾았으나, 두 사람 모두 자택에 머물지 않아 동행명령장이 전달되지 못했다.

지난 8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김 검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했던 인물이다.

이를 두고도 여권에선 "수사 검사를 겨냥한 정치적 압박을 통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회 권한을 '사적 복수'에 악용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동행명령장을 계속 발부하면 돈 봉투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도 불출석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 실명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국정감사 증인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남발하고 이를 거부하면 고발해 처벌하겠다고 한다"며 "국회의 권한을 사적 보복 수단으로 악용하는 일이자 국정감사조차 민주당 입맛대로 운영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동행명령장 발부에 정당성을 가지려면 돈 봉투 혐의를 받는 민주당 의원들부터 검찰 소환에 임해야 한다"며 "정작 피의자 신분인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조사를 회피하면서 자신들의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며 법적 조치를 운운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거대 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입법 권한을 넘어서는 무리수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가 사법 기능을 마비시키는 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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