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권 가계대출 5.7조원 증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7천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큰 증가 폭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천135조7천억원으로 8월 말보다 5조7천억원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부터 6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9월 증가 폭은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였던 지난 8월(9조3천억원)보다 38.7% 줄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96조8천억원)이 6조2천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9천억원)은 5천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 역시 역대 최대였던 지난 8월(8조2천억원)보다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에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노력, 일시적·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증가 규모가 상당 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계절적 요인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나타난 8월 선수요, 9월 추석 연휴 등을 의미한다.

기타 대출의 감소 전환에 대해서는 "여름 휴가철과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 지난 8월의 일시적 증가 요인이 해소됐고, 추석 상여금 유입,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월 중 5조2천억원 증가했다. 9조7천억원 늘었던 8월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이 6조9천억원 늘어 전월(+8조5천억원) 대비 상승 폭이 줄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7천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7천억원 늘었고,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5천억원 감소했다. 제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권(-4천억원), 여전사(-4천억원), 저축은행(-2천억원)은 감소하고, 보험(+4천억원)은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월보다는 가계부채 상승 폭이 둔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가계대출 증가 폭이 여전히 높고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 점을 고려할 때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천316조2천억원으로, 8월 말보다 4조3천억원 늘어 전월(+7조2천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이 각 8천억원, 3조5천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중소법인의 대출이 3조3천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한 달 사이 5조3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으로 작아진 데는 부실채권 매·상각의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9월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천390조8천억원으로, 8월 말보다 18조9천억원 불었다.

법인 자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 예금이 11조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은행들의 예금 유치 노력 등으로 6조3천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19조3천억원)를 중심으로 14조6천억원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에는 1조2천억원, 기타 펀드에는 3조5천억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