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선배님들 처럼 목소리 낼래요"
호국 운동에 나섰던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구공업고등학교(대구공고) 재학생들이 '10월 항쟁' 기념비 건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공고는 6·25전쟁, 2·28 민주운동 등 국난 때마다 나라를 살리고자 단체행동에 적극 나섰던 학교 중 한 곳이다.
대구공고 역사동아리 '나의 고장 다시보기' 소속 2학년 학생 14명은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1946년 대구에서 일어났던 10월 항쟁 당시 대구 상황과 역사적 의미를 되짚었다. 또 진실화해위원회의 10월 항쟁 진상 규명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차원 추모사업은 전무한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10월 항쟁의 시발점이 대구이지만 정작 대구시는 시민에게 이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지난 2016년 7월 위령사업의 지원 근거가 명시된 조례가 마련됐지만, 10월 항쟁을 기리기 위한 별도의 정책이나 행사는 전혀 없다. 동대구역 광장과 남구 대명동에 건립 예정인 '대구대표도서관'에 10월 항쟁 기념비를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대구공고 선배들의 '호국정신'을 물려받은 후배들이 직접 기획했다. 대구공고 교정에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동문들을 기리는 기념탑이 마련돼 있다.
박성규(대구공고·17) 군은 "우리도 선배들처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10월 항쟁 위령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평소 역사에 관심이 깊었지만 고등학교 입학 전까진 10월 항쟁에 대해선 잘 몰랐다. 10월 항쟁 기념비를 세워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항쟁의 의미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리 지도교사인 박기형 씨는 "올해 1학기에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6·25전쟁, 2·28 민주운동 당시 대구의 역사에 대해 되짚어봤고, 10월 항쟁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됐다"며 "실제 집회를 통해 목소리를 내보는 경험이 앞으로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달성군 가창면에 10월 항쟁 등 민간인 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을 건립했고, 추모제 등에도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에 활동이 끝나는 진실화해위 2기 결과에 따라 추후 사업들도 고민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광복 이후 최초의 민중항쟁으로 꼽히는 대구 10월 항쟁은 미군정의 식량 정책 실패, 친일 경찰 중용 문제 등 사회적 혼란 속에 벌어진 각계각층의 대규모 시위로 대구에서 시작해 경북과 전국으로 확대된 사건이다.
당시 대구경북에서 10월항쟁 관련인원 7천500명이 검거, 30명이 사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로도 한국전쟁 전후까지 수천명이 국가권력에 의해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희생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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