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신임 원장 “성과 창출과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겠다”

"통합 2년…이제 성과 내야할 때
조직 운영 키워드는 자율과 책임
메세나 운동 활성화 방안 고민"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이 취임 소감과 포부를 얘기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이 취임 소감과 포부를 얘기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처음에는 이 방대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나갈까 하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막상 어제 취임식을 하고 나니 답이 선명하게 보여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그 답은 바로 성과 창출에 있습니다."

지난 8일 만난 박순태 신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 원장에게서는 결단력과 뚜렷한 비전이 느껴졌다. 취임 이틀 째, 다른 신임 원장들이라면 업무 파악을 채 하지도 못한 시점이었겠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막힘 없이 답변을 내놓았다. 지난 2년 간 문화예술본부장을 역임했기에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 확신에 찬 눈빛이었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례 없는 문화예술기관 통폐합 이후 물리적인 결합에 힘을 쏟아왔으니, 이제는 일해야 할 때라는 것. 또한 그러한 성과를 위해서는 조직 안정화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그는 "각 분야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있는 거대한 조직의 특성을 고려해,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조성해나가려 한다"며 "결과적으로 전 직원이 합심해 성과를 지향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2년 간 문예진흥원에서 재직하며 직원들의 역량은 물론, 조직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이 대단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과 책임을 조직 운영의 키워드로 꼽았다.

"각 기관의 전문성이 중요한 만큼, 직원과 부서장들의 식견을 믿고 그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려 합니다. 다만 그에 대한 책임감도 함께 부여해야겠죠. 저는 정책적으로 리드해나가되, 독단적인 결정보다 본부장, 관장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시민들의 의견도 염두에 두겠습니다.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집행해나가겠습니다."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이 취임 소감과 포부를 얘기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박순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이 취임 소감과 포부를 얘기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최근 문예진흥원과 관련된 이슈 중 하나는 소속 기관 간 직원들의 인사 이동. 음악·미술 등 분야를 뛰어 넘는 인사로 인해 전문성이 다소 저하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 박 원장은 "기관을 합친 이상 직원 간 수평적 교류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직을 합쳐놓고 인사 교류를 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는 통합"이라며 "직원들에게 우리는 예술가가 아닌 예술행정가라고 강조한다. 행정적인 업무는 크게 차이가 없기에 교류를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기관 통합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 부서 간 이동이 있어야 조직의 발전과 변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 원장 앞에 놓인 문예진흥원의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대구시의 문화예술 관련 예산이 지속적으로 삭감되고 있기 때문. 박 원장은 "모두가 알다시피 문화예술 분야는 예산에 있어 항상 열외의 위치인 것이 사실이다. 가장 늦게 늘어나고, 가장 먼저 깎이는 분야"라고 하며 구상 중인 몇 가지의 방안을 얘기했다.

우선 대구시가 현재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어려움에 충분히 동의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

또한 산하 본부·기관별로 국비 공모사업 등에 적극 지원하는 등 국비 확보를 통해 부족한 자원을 보충하고, 문예진흥원이 펼쳐오고 있는 메세나 운동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박 원장은 다만 기부 액수를 떠나 시민들이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어떻게 불을 지필 수 있을 지, 좀 더 효과적인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사업을 집행함에 있어 지역 예술가에 도움이 되는지, 시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가 늘어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좌고우면하지 않고 빠르고 확실하게 판단해나갈 것"이라며 "예술가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시민들은 좋은 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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