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우리나라 한 현역 작가가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규나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작가의 수상에 대해 "노벨상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역사 왜곡의 정당화"라고 규정했다.
김 작가는 "(한강 작가가) 시대의 승자인 건 분명하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며 "꼭 동양권에게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며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 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것이다. 아님 여자라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수상 작가(한강)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다"며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5·18 민주화운동의 멸칭)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라며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수많은 깨시민 독자들은 와우, 자랑스러워, 하고 그 책에 열광하겠지. 그렇게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되겠지"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최초라며 축제를 벌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만 부끄럽다. 그리고 슬프다. 그래도 10억 상금은 참 많이 부럽네"라고 마무리했다.
이어 김 작가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우파라는 분들 중 (한강 작가의 노벨상을) 축하하는 분들이 많으시다"며 "배 아파서 이런 글 쓰는 게 아니고, 부러워서 안 축하하는 게 아니다"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문단에서 내쳐지고 미움받기 싫다. 하지만 문학에 발을 들인 사람으로서 문학은 적어도 인간의 척추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고 믿는 못난 글쟁이로서, 기뻐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면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작성했다.
그러면서 "픽션이니까 역사 왜곡도 괜찮아, 한국이 탔으니까 좌우 불문 축하해야 하시는 분들은 문학의 힘, 소설의 힘을 모르셔서 하는 말"이라며 "벌써 서점가 베스트셀러 상위에 온통 그 작가 책이다. 지금까지도 많이 팔렸지만 앞으로도 엄청 팔릴 것이고 그것이 곧 역사의 정설이 될 것이다.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까지도"라고 밝혔다.
한편, 김 작가는 2006년 단편소설 '내 남자의 꿈'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2007년 단편소설 '칼'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현재 조선일보에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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