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 작가의 수상이 한국 사회 전반을 둘러싼 저항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NYT는 지난 11일 '한국 여성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는 많은 것을 말해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강과 여성 작가가 상징하는 것은 가부장적이고 여성혐오적인 한국 문화를 향한 저항"이라며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한강의 저서 '채식주의자'는 자신의 집에서 억압받는 한 여성에 관련한 보다 사적인 범위에서 벌어지는 폭력 연대기"라고 밝혔다.
NYT는 한 작가의 작품에서 부각되는 페미니즘적 요소에 주목하기도 했다. 소설 '채식주의자'의 주된 서사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임과 동시에 소설 속 주인공이 육류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 가부장제를 겨냥한 저항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NYT는 또 한국 문학계가 긴 시간 남성 중심적 시각을 견지해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작가의 수상 전까지 한국의 문학평론계는 오랜기간 남성중심이었고 고은 시인(본명 고은태)을 한국에서 가장 유력하고 노벨상을 거머쥘만한 후보로 지지해왔다며, 과거 노벨상 발표가 임박했을때마다 현지 취재진이 고은 자택 앞에 모였지만 한 작가는 그렇게 많은 인파를 끌어모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작가 외에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저자 신경숙과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주 작가가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더불어 한 작가가 지난해 9월 NYT에 정보라 작가의 소설 '저주토끼'를 추천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앞서 정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다른 한국 여성 작가에게 글쓰기는 반대와 저항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고 썼다.
NYT는 한 작가의 수상 소식과 별개로 한국사회가 여전히 올림픽 금메달과 노벨상을 수상하는데 열광하는 등 국제적인 인정에 집착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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