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체전 2관왕' 반효진 "2024년은 은퇴해도 절대 못 잊을 것 같아"

11일 창원서 열린 개인전서 비공인 세계주니어 신기록으로 金
단체전 곽다혜·노기령·박계은(이상 대구체고)과 대구 우승 합작
"기본 지키고 초심 잃지 않으려고 한 게 주효…금메달 순간 잊어"

반효진 선수가 11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고부 소총 개인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반효진 선수가 11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전국체전 여고부 소총 개인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뒤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2024년은 제가 은퇴하고 난 뒤에도 절대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17·대구체고)은 그의 소감처럼 올 한 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하계 대회 최연소 금메달의 주인공에 등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그는 11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공기소총 여자 고등부 경기에서 2관왕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개인 결선에서 253.6점을 쐈는데, 이는 종전 대회 기록인 250.5점과 역대 한국 여자 고등부 결선 신기록 253.0점을 모두 갈아 치우는 신기록이다. 또한 비공인 여자 주니어 세계 기록도 작성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이날 단체전에서도 곽다혜·노기령·박계은(이상 대구체고)과 함께 출전해 합계 1878.7점을 합작하며 대구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 직후 사격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반효진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배가 아팠는데, 참고 임했다. 경기 결과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이어 "체전을 위해 훈련하는 동안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제 할 것만 하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 전국체전은 대회 직전까지 잘하다가 정작 본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그때 기억을 되새기며 이번에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이후 심심찮게 슬럼프를 맞는 다른 메달리스트들과 마찬가지로 잠시 힘든 시기도 보냈다. 9월 4~11일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국가대표 선발전인 경찰청장기에는 본선에서 1위에 오르고도 경기 후 복장 검사에서 적발돼 실격하는 아픔을 겪은 것이다. 당시 사격복 단춧구멍이 0.4㎝ 늘어난 것이 화근이었다.

반효진은 "사격복근이 점점 늘어나서 그렇게 됐다. 앞으로는 더 열심히 체크해서 이런 아쉬운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그래도 성적이 안 나오다가 그 대회에 본선 632점을 쏴서 1등을 했다. 규정에 걸려서 실격했지만, 점수에 만족하고 넘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달 초 대구시장배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하면서 다시 본 궤도에 올랐고, 이번 전국체전에서 2관왕을 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효진은 "올림픽 마치고 컨디션 회복을 바로 하지 못해 점수가 아쉬운 경기가 몇 번 있었다. 대구시장배부터 분위기 올리려고 노력했다"면서 "올림픽 금메달 이후에는 무조건 1등 해야 한다는 부담이 많이 있었다. 이제 그런 것도 이겨낼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역시 비결은 평정심과 초심을 유지하는 것. 이번 대회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실수를 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꾸준히 높은 점수를 유지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반효진은 "금메달 딴 순간은 잊었다. 기본을 지키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SNS에 얼굴 사진을 안 올리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원래 경기 사진만 올린다. 요즘 얼굴에 살쪄서 찍기 싫은 것도 있다. 살 빼고 올리겠다"며 재치 넘치는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창원에서 전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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